그리스도향기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24년 8월 29일/당장 세례자 요한의 머리를 쟁반에 담아 저에게 주시기를 바랍니다.

로킴 2024. 8. 28. 20:42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24년 8월 29일/

당장 세례자 요한의 머리를 쟁반에 담아 저에게 주시기를 바랍니다.

성 요한 세례자의 수난 기념일
✠ 마르코복음.6,17-29
그때에 17 헤로데는 사람을 보내어 요한을 붙잡아 감옥에 묶어 둔 일이 있었다. 그의 동생 필리포스의 아내 헤로디아 때문이었는데, 헤로데가 이 여자와 혼인하였던 것이다.
18 그래서 요한은 헤로데에게, “동생의 아내를 차지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하고 여러 차례 말하였다.
19 헤로디아는 요한에게 앙심을 품고 그를 죽이려고 하였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였다.
20 헤로데가 요한을 의롭고 거룩한 사람으로 알고 그를 두려워하며 보호해 주었을 뿐만 아니라, 그의 말을 들을 때에 몹시 당황해하면서도 기꺼이 듣곤 하였기 때문이다.
21 그런데 좋은 기회가 왔다. 헤로데가 자기 생일에 고관들과 무관들과 갈릴래아의 유지들을 청하여 잔치를 베풀었다.
22 그 자리에 헤로디아의 딸이 들어가 춤을 추어, 헤로데와 그의 손님들을 즐겁게 하였다. 그래서 임금은 그 소녀에게, “무엇이든 원하는 것을 나에게 청하여라. 너에게 주겠다.” 하고 말할 뿐만 아니라,
23 “네가 청하는 것은 무엇이든, 내 왕국의 절반이라도 너에게 주겠다.” 하고 굳게 맹세까지 하였다.
24 소녀가 나가서 자기 어머니에게 “무엇을 청할까요?” 하자, 그 여자는 “세례자 요한의 머리를 요구하여라.” 하고 일렀다.
25 소녀는 곧 서둘러 임금에게 가서, “당장 세례자 요한의 머리를 쟁반에 담아 저에게 주시기를 바랍니다.” 하고 청하였다.
26 임금은 몹시 괴로웠지만, 맹세까지 하였고 또 손님들 앞이라 그의 청을 물리치고 싶지 않았다.
27 그래서 임금은 곧 경비병을 보내며, 요한의 머리를 가져오라고 명령하였다. 경비병이 물러가 감옥에서 요한의 목을 베어,
28 머리를 쟁반에 담아다가 소녀에게 주자, 소녀는 그것을 자기 어머니에게 주었다.
29 그 뒤에 요한의 제자들이 소문을 듣고 가서, 그의 주검을 거두어 무덤에 모셨다.


연인 사이에 나눌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표현은 무엇일까요? 분명히 “I Love You”(사랑해)입니다. 이렇게 사랑이 가득한 곳은 아름답고 보기에도 좋습니다. 그런데 이 ‘사랑해’라는 말의 의미가 축소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바로 ‘사랑해’라는 말 뒤에 ‘그런데, 하지만’ 등의 단어가 붙을 때입니다. 이런 단어가 따라오자마자, ‘사랑해’라는 멋진 말의 아름다움이 축소되고 의미도 대폭 줄어듭니다. 순수한 단어가 교묘하고 이기적인 말로 변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이런 것입니다.



“당신을 사랑해. 하지만 네가 이렇게 변한다면 더 사랑할 거야.”


“당신을 사랑해. 그런데 너는 약속을 잘 지키지 않아.”


이 사랑에 조건이 덧붙여지면서 그 가치가 축소되고 원 의미도 줄어듭니다. 실제로 이런 조건적 사랑을 외치는 경우가 너무 많습니다. 사람들에게 더 나아가 주님께도 이렇게 조건적 사랑을 말해서 의미가 없게 만듭니다.


사랑이란 조건이 붙지 않을 때 의미가 있습니다. 나에게 잘해야, 나에게 도움을 줘야 사랑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있는 그대로의 사랑, 조건 없는 사랑, 더 나눌 수 있는 사랑, 그래서 예수님의 사랑에 가까운 진짜 사랑에 집중해야 아름다운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오늘은 성 요한 세례자의 수난 기념일입니다. 예수님에 앞서서 그분의 길을 닦고 준비한 위대한 예언자인 세례자 요한이 헤로데 임금의 불륜을 책망하다가 헤로데의 아내 헤로디아의 간계로 순교하신 것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복음에서 헤로데 임금은 세례자 요한을 의롭고 거룩한 사람으로 알고 두려워했다고 전해줍니다. 실제로 그의 말을 들으면서 그를 보호해 주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세례자 요한의 목을 건네줍니다. 바로 사람들에서 했던 맹세에 대한 행동이었지요. 맹세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자기 체면이 손상된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존중하는데 조건이 붙자, 그 존중의 행동을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주님에 대한 사랑도 그렇지 않을까요? 주님을 사랑한다고 계속 외치는 우리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조건이 붙게 되면, 사랑이 사라지고 맙니다. 사랑의 의미는 사라지고 나의 욕심과 이기심만 그 자리에 남게 될 것입니다.


헤로데 임금은 자기 행동이 옳지 않음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 결과 나중에 예수님 소문에 세례자 요한이 살아난 것이라면서 두려움에 빠지게 됩니다. 우리 역시 사랑에 조건이 붙게 되면 불안한 마음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진짜 사랑을 하지 못하게 됩니다.
조건 없는 진짜 사랑에 집중하는 오늘을 만드시길 바랍니다.


오늘의 명언: 착한 일은 작다 해서 아니하지 말고, 악한 일은 작다 해도 하지 말라(명심보감).
 


사진설명: 성 요한 세례자의 수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