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하루를

✱아침을 여는 음악 2월 3일(월)✱▲봄을 기다리는 마음-춘망(春望)◾봄을 부르는 입춘(立春)

로킴 2025. 2. 3. 21:23

✱아침을 여는 음악 2월 3일(월)✱

 

▲봄을 기다리는 마음-춘망(春望)

◾봄을 부르는 입춘(立春)

 

       ◀적동(赤冬:붉은 겨울)

         ◼안예은

       ◀봄이 온다면(If Spring is Coming)

         ◼안예은

       ◀동심초(同心草)_

         ◼조수미

       ◀봄에게 바라는 것

         ◼더 포지션(임재욱)

       ◀입춘(Let Me Love Youth)_

         ◼한로로

 

 


◉사실상의 설날 연휴가 끝나면서

2월로 발을 들여놓았습니다.

그 2월의 첫 주를

입춘(立春)으로 시작합니다.

여전히 겨울의 끝 기운이

들락거리는 영하의 추위입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조금씩

봄을 이야기해도 될 때입니다.

실제로 스며드는 봄기운을

여기저기서 느낄 수 있는 때입니다.

입춘은 아직은 다소 멀어 보이는

봄을 향해 첫 발걸음을 옮겨 놓는

입춘(入春)이기도 합니다.

 

◉입춘 지나 닷새 동안은

동풍이 불면서 얼어 있던 땅이

녹기 시작합니다.

그 뒤 5일 동안은

벌레들의 움직임이

여기저기서 감지됩니다.

마지막 5일 동안은

얼음장 아래로 물고기들이

돌아다니는 모습이 눈에 잡힙니다.

그 끝에 대동강물도 풀린다는

우수(雨水)가 18일에

기다리고 있습니다.

13일 정월대보름이 지나면

통상 땅이 녹기 시작한다는 것을

농사짓는 사람들은 잘 압니다.

그래서 긴 겨울 동안 움츠렸던

농심(農心)도 이때부터

기지개를 켜기 시작합니다.

 

◉사람마다 나름의 희망과

기대를 안고 시작했던

새해 첫 달이 지나갔습니다.

나라가 어수선한 상황에서

시작한 새해입니다.

그래서 마음이 불편하고

아쉬운 한 달이 된 사람들도

적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한겨울 속에서 봄을 기다리는

마음을 키워온 것이

선인들이 살아온

오랜 방법인 듯합니다.

특히 어렵고 힘든 상황일수록

오는 봄에게 바라는 소망이

더욱 간절했던 모양입니다.

 

◉1,200년도 훨씬 전의

중국 시성(詩聖) 두보(杜甫)의

‘춘망(春望)’, ‘봄에게 바라는 소망’을

떠올려 봅니다.

두보가 계절 봄에 부친 소망은

나라가 위기에서 벗어나

백성이 편안해지는 것이었습니다.

양귀비의 등장에서 비롯된

당나라 말기 안록산의 난 때

어지러운 나라를 위해 나섰다가

반군으로 잡혀 장안에 억류돼

있으면서 쓴 시입니다.

한겨울 속에서도 봄은

어김없이 찾아오지만

전란의 참혹함을 겪는

백성들의 슬픔을 얘기하며

그들이 편안해지기를

봄에게 소망합니다.

불운한 생을 보냈던 두보는

만년에 사천성 성도(成都:청두)의

완화계 초당에서 지나면서

240여 편의 시를 남기며

나라 걱정, 백성 걱정을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당나라 패망으로

두보의 ‘춘망’은 그냥

바램과 안타까움으로 남았습니다.

 

◉우리 역사 속에서는

고통의 전쟁 속에서

봄을 기다리는 백성들에게

희망의 봄을 안겨준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얼마 전 드라마로 만들어졌던

고려 현종과 강감찬 장군의

경우도 한 예가 됩니다.

봄이 올 때까지 힘든 겨울이

바로 ‘붉은 겨울’, ‘적동(赤冬)입니다.

 

◉한겨울에 봄을 기다리는

마음을 담은 ’적동‘이란 노래는

싱어송라이터 안예은이

가사를 쓰고 노래를 불렀습니다.

봄을 기다리는 마음과

전쟁의 아픔이 녹아 있는

진혼곡 성격의 노래입니다.

드라마 ’고려 거란 전쟁‘의

ost로 들어갔습니다.

길고 고단한 전쟁 속에서

가족과 친구를 잃은 슬픔을

위로합니다.

’그리워서 그려보는 봄은

눈 속에 파묻혀 사라지고

붉은 손끝 소매에 감추어

눈물자국 따라 걸을 뿐입니다.’

그 암울했던 상황 속에서

백성들에게 봄을 가져다준

자랑스러운 선인들을 생각하며

노래를 듣습니다.

 

https://youtu.be/5g62FrN4osg?si=XCMZavgz2Bo9YHEa

 

 

 

◉안예은은 독특한 스타일의

뮤지션입니다.

동아방송예술대에서

작곡을 전공했던 싱어송라이터인

그녀는 장르 자체가 안예은이라고

말할 정도로 특색있는 음악을 합니다.

특히 그녀는 겨울 속에서

봄을 기다리는 기대와 희망의

노래를 자주 만들어 부릅니다.

2015년 ‘K-pop 스타 5’에

도전했던 안예은은

바로 그런 노래로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줬습니다.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선보인 ‘봄이 온다면’입니다.

 

 

◉당시 예선에서 혹평을 받고

예선에서 탈락했던 안예은입니다.

유희열의 와일드카드로 구제된

그녀는 6강전에서 직접 키보드를

두드리며 자작곡 ‘봄이 온다면’를

불렀습니다.

그리고 최고 점수로 4강에 진출해

최종 준우승하면서 뮤지션의 길로

들어서게 됩니다.

‘우리에게 봄이 온다면

먹구름이 걷히고 해가 드리우면

그날이 온다면 나는 너에게

예쁜 빛을 선물할 거야.’

손을 맞잡고 만세를

부를 희망의 봄을 불러오는

안예은의 오디션 경연 무대입니다.

이 노래는 드라마 ‘역적’의

ost로 삽입되기도 하고

이후 여러 차례 생방송 무대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구사일생으로 살아나

승승장구하며 봄을 맞았던

오디션 첫 등장 무대가 역시

가장 인상적입니다.

 

https://youtu.be/uR2Vg8WHH1k?si=0uUSJTg-vWzdHgN9

 

 

◉봄에 이루고 싶은 소망은

사람마다 다를 것입니다.

두보가 살았던 시대로 다시 돌아가

또 다른 ‘봄에게 바라는 노래’.

‘춘망사(春望詞)’를 불러옵니다.

바로 당나라 기녀 시인

설도(薛濤)의 시입니다.

두보가 세상을 떠났을 때

설도는 어린아이여서

두 사람이 만나지는 못했습니다.

그래도 같은 시대에

성도의 완화계라는 같은 장소에 산

두 사람입니다.

그곳은 지금 관광지가 돼 있습니다.

그런데도 봄에게 바라는 것은

결이 서로 다릅니다.

설도의 ‘춘망’은 만날 날을

기약할 수 없는 마음속의 그대에

대한 그리움이 담겼습니다.

 

◉우리말로 풀어 놓으면

금방 익숙한 느낌으로 옵니다.

‘꽃잎은 하염없이 바람에 지고

만날 날은 아득타 기약이 없네

무어라 맘과 맘을 맺지 못하고

한갓되이 풀잎만 맺으라는고’

바로 가곡 ‘동심초’의

노랫말이기 때문입니다.

설도의 시 ‘춘망사’의 세 번째 연을

소월의 스승 안서 김억(金億)이

번안한 가사입니다.

여기에 김성태가 곡을 붙여

탄생한 가곡이 ‘동심초’입니다.

 

 

◉설도는 성도 감찰어사를 지낸

열 살 아래 시인 원진(元縝)을

사모했지만 그 사랑은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마지막 구절 ‘공결동심초’

(空結同心草)에는

이루지 못할 사랑인 것을 알면서도

헛되이 편지만 접었다가 폈다가 하는

여인의 안타까운 마음이 담겼습니다.

역자인 안서는 이것을

‘한갓되이 풀잎만 맺으라는고‘로

번안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서 노래의 제목을

가져왔습니다.

 

◉동심초(同心草)란 식물이나

꽃은 없습니다.

시속에 등장하는 동심초는

색종이에다 사랑의 사연을 담은

연애편지를 말합니다.

그러니까 연서(戀書), 즉

Love Letter입니다.

후세 사람들은 이 색종이를

설도전(薛濤箋)이라 불렀습니다.

그녀가 살았던 완화계는

양질의 종이 생산지로 유명한

곳이기도 합니다.

이 설도전에 쓴 연애편지

’춘망사‘가 바로 ’동심초‘입니다.

다가오는 봄에는 모든

사랑하는 사랑들의 마음이

하나로 잘 모여지기를

바라는 기대를 담아

’동심초‘를 들어봅니다.

소프라노 조수미입니다.

 

https://youtu.be/P6HKrjtDKNs?si=6qN1KM8GmWL2h40v

 

 

◉봄에게 바라는 것이 바로

‘마음속에 그리는 그대’라는

노래는 우리 대중가요 속에도 자주

등장합니다.

더 포지션의 임재욱이

2013년에 내놓은

‘봄에게 바라는 것’도

바로 그런 노래입니다.

‘봄이라는 그대’가 꼭 연인일

필요는 없습니다.

희망 있는 내일을 함께 꿈꾸는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두 ‘그대’가 되면 됩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한

아련한 그리움이 스며있는

이성백 화백의 그림들이

여러 사람이 기다리는

봄의 내음을 불러옵니다.

환갑이 지난 부산 출신

이성백 화백은 전남 담양에

‘남촌 미술관’을 열어

그림으로 봄을 기다리는

마음을 전하고 있습니다.

‘봄바람이 불던 날’.

‘너에게 안부를 묻는다’ 등

‘등대 화가’의 여러 작품에 실린

‘봄에게 바라는 것’입니다.

 

https://youtu.be/nxN8LppzwU8

 

 

◉따뜻한 봄을 기다리는

젊은 청춘들에게 보내는

인디가수의 ‘입춘(立春)’을

마무리 노래로 듣습니다.

2000년에 태어난 싱어송라이터

한로로가 만들고 부른 노래입니다.

잘 알려지지 않는 가수지만

2023년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올해의 신인’과 ‘최우수 모던 록 노래’에

노미네이트 될 정도로 인정받는

젊은 재원입니다.

 

◉힘들고 어려운 현실이지만

꿋꿋하게 함께 나아가고 싶은

청춘들에게 보내는 봄을

기다리는 노래입니다.

국문학 전공자다운

서정시 같은 가사와

개성 있는 모던 록 사운드가

조화를 이루면서 입춘을

맞은 청춘의 소리를 담았습니다.

‘얼어붙은 마음에

누가 입 맞출까요?

내가 기다린 봄

왔으니 이번엔 놓지말자고

첫 봄 인사를 건네주네요.

피울 수 있게 도와줘요

이 마음 저무는 날까지’

입춘날에 띄우는 한로로의

‘입춘’입니다.

 

https://youtu.be/kIiW3XRP7bU

 

 

◉입춘이 되면

집의 문이나 기둥, 벽에

입춘첩(立春帖)을 붙이는 것은

오랜 전통 중의 하나입니다.

주로 봄이 시작된 것을 자축하고

한해 무사태평을 기원하는

내용이 대부분입니다.

가장 널리 등장하는 문구가

‘입춘대길(立春大吉)

건양다경(建陽多慶)’입니다.

‘크게 길하고 경사스러운 일이

많기를 기원’하는 내용입니다.

입춘은 건양과 통하고

대길은 다경과 통하니

같은 뜻의 두 문구를 강조하는

의미로 등장합니다.

 

◉입춘첩은 다양합니다.

올해는 이 입춘축을 붙이고

그렇게 되기를 기원해 보면

어떨까요?

‘국태민안 가급인족’

(國泰民安 家給人足)

‘나라가 태평하고

백성이 편안하며

집집마다 넉넉하고

사람마다 충족하기를!’

(배석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