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섬에 오르고 싶다’ 전철타고 떠나는 당일치기 섬 산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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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섬에 오르고 싶다’ 전철타고 떠나는 당일치기 섬 산행 | ||||||
산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섬산행을 해봤을 것이다. 섬 산에서 보는 풍광은 독특하다. 산이 대개 바다와 맞닿아 있다. 첩첩 산줄기들이 앞뒤로 막아서지 않아 거칠 것이 없다. 탁 트였다. 올망졸망한 무인도나 여객선, 고깃배 등이 발 아래로 펼쳐진다. 말 그대로 일망무제(一望無際)다. 하지만 산악인들은 섬산행이 멀고 불편하다고 한다. 섬은 여전히 멀다. 그래도 잘 둘러보면 수도권에서도 섬산행을 할 수 있다. 그것도 전철 타고, 버스 타고 갈 수 있는 곳도 있다. 영종도의 백운산과 무의도의 호룡곡산을 다녀왔다. 당일치기 산행이었다.
△백운산 기름값이 비싸다. 인천공항고속도로 통행료도 만만치 않다. 4명 이상이 안 갈거면 인천공항철도를 이용하는 게 싸다. 공항철도 첫 열차는 오전 5시41분 김포공항역이다. 이후 직통은 매시 정각. 중간에 다른 지역을 들르는 기차는 매시 5분, 17분, 29분, 41분, 53분 출발이다. 운서역은 직통열차를 타선 안된다. 요금은 2600원이다. 운서역에서 구 청소년수련원 옆까지 10분. 전봇대와 기둥에 안내표지판을 붙여놓았다. 청소년수련원은 현재 정문 기둥만 남고 재개발 중이다. 여기서 60분 정도면 정상. 하산길을 용궁사로 잡을 경우 용궁사까지 35분. 여기서 다시 15분이면 전소농협 앞 버스정류소다. 버스정류소에서 203번이 운서역까지 간다. 매시 30분 출발하는데 시골버스라 조금 일찍 떠날 수 있으니 10분쯤 먼저 도착해 기다리자. 운서역에서 203번을 타고 전소농협 앞까지 간 뒤 운서역으로 내려올 수 있다. 요금은 1000원. 인천공항철도 직원들에게 물었더니 운서역 앞 옛날잔치상(032-751-0822)이 돼지주물럭(7000원)과 김치삼겹찜(3만원· 3인분)을 잘한단다.
공항철도로 인천공항역까지 간다. 공항철도역까지는 직통열차나 일반열차 모두 3100원이다. 직통열차도 올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요금을 인하했다. 3층 출국장 5번 승강장에서는 매시 20분마다 222번이 잠진도 선착장까지 간다. 3층 2번 승강장에서는 301번, 302번, 306번 버스가 거잠포까지 간다. 거잠포에서 잠진도 선착장까지는 걸어서 15~20분 거리. 배삯은 어른은 왕복 3000원, 어린이는 2100원이다. 승용차는 2만원. 배에서 내려서 버스를 탄다. 버스는 1000원. 하나개 해수욕장 앞에서도 버스가 다닌다. 정기버스가 아니라 손님이 없으면 안온다. 예성교통 버스기사에게 전화를 하면 된다.010-3045-4493. 거잠포 회센터의 팔미도 해물찜(032-751-7540) 의 해물찜이 좋다. 3만5000원(중)~4만5000원(대). 미시안해변의 황해칼국수(032-746-3017)도 칼국수를 잘한다고 한다. △영종도 백운산 백운산은 잘 알려지지 않은 산이다. 산 자체도 수려하지 않다. 해발 253.14m로 낮다. 백운산이 지리산 귀퉁이나 설악산 귀퉁이에 있었다면 주목조차 받지 못할 게 분명하다. 서울 한복판에 있었다면 꼭대기까지 아파트가 들어섰을 수도 있다. 말 그대로 고만고만하다. 만만한 산이다. 뭍에 있는 산들이란 잘 생겨야 사랑을 받는다. 숲도 좋고, 품도 깊어야 한다. 콸콸 물을 쏟아내는 계곡도 있어야 한다. 그래야 산악인들의 발길을 잡을 수 있다. 그런데 섬에 있는 산 치고 잘 생긴 산은 드물다. 한라산이나 울릉도 성인봉을 제외하곤 대개 산이 작다. 섬 자체가 좁아서 산부리가 넓지 않다. 몸집이 작으니 울울창창하지 않다. 제 몸은 못났어도 산에 오르면 풍광이 좋다. 뭍에선 보기 힘든 바다가 안마당이다. 백운산 역시 바다를 보기가 좋다. 반나절 산행 코스다. 아니 나들이 코스라는 게 더 맞겠다. 등산과 하산 합쳐 2시간이면 족하다. 초등학교 6학년이면 오를 수 있다. 인천공항철도 운서역이 출발점이라 산행도 편하다. 비포장도로를 따라가다보면 제법 운치 있는 숲길. 소나무는 키가 컸지만 둘레는 작았다. 그래도 나무들이 오밀조밀 붙어 있어 여름 땡볕을 막아준다. 그냥 걷기 좋은 오솔길이다. 1시간이면 정상이다. 정상에는 팔각정이, 바로 옆에 헬기장이 있다. 팔각정과 헬기장에서는 사방팔방이 다 보인다. 팔각정에선 인천국제공항이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송도신도시와 영종도를 잇는 인천대교는 공사 중이다. 공사가 마무리되면 사진 촬영하기 딱 좋겠다. 남해와 달리 바다는 갯벌로 인해 푸른빛을 띠지 않았다. 뿌옇다. 바다는 끝없이 이어졌다. 한낮의 기온이 30도를 넘었지만 정상 팔각정에 누웠더니 바닷 바람에 더위가 싹 가셨다. 하산길은 전철역 반대편 용궁사로 잡았다. 용궁사는 큰 절은 아니었지만 아늑했다. 바람에 풍경소리가 낮게 산을 울렸다. 운치있는 산사였다. △무의도 호룡곡산 호룡곡산은 인천과 경기 서북부에선 산악인들에겐 꽤 알려진 산이다. 백운산은 한나절 코스지만 호룡곡산은 한나절 코스도, 하루 코스도 나온다. 영종도를 건너 무의도까지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다. 인천공항까지 전철을 타고, 이어 버스와 배를 갈아타면 된다. 산행은 무의도 광명항에서 시작된다. 삼거리식당 바로 옆에 산길이 있다. 산길은 험하지 않다. 숲길도 좋다. 아름드리 고목은 없으나 아기자기하다. 가풀막도 없다. 산행 후 20분. 좁은 숲이 확 열리면서 바다가 나타났다. 산 아래 해변 바로 앞에 자그마한 섬이 솟아있다. 먼 바다를 오가는 고깃배의 풍경이 정겹다. 눈앞에 보이는 봉우리는 2개. 정면에 보이는 봉우리 턱밑을 지나 왼쪽 봉우리로 올라서면 호룡곡산 정상이다.
하나개 해수욕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하산길에 자그마한 계곡이 나타난다. 계곡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어린아이 손바닥만한 게들이 산다. “대체 이게 민물게일까. 바닷게일까?” 숲 속에 사는 게가 신기하다. 주민들은 “예부터 게가 흔했다. 잡아서 한 마리에 500원씩 팔기도 했다”고 했다. 하나개 해수욕장엔 드라마 ‘천국의 계단’ ‘칼잡이 오수정’ 세트장이 있다. 입장료가 2000원이다. 하나개는 넓다. 휴가철이 다가오자 서서히 관광객들이 기웃거리고 있다. 영종도와 무의도 섬산행. 해볼만 하다. <글 최병준·사진 김영민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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