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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우리땅의 백미` 함양, 단풍 좇아왔다 천년유적에 넋 잃어

보고걷고싶다

by 로킴 2008. 10. 29.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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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땅의 백미' 함양, 단풍 좇아왔다 천년유적에 넋 잃어
고색창연한 정자와 누각, 동굴속 ‘극락세계’ 서암정사 미세한 조각에 탄성
  • ◇거연정은 함양의 수많은 정자 중에서 주변 경치가 으뜸인 곳이다.
    함양의 가을을 숲과 산에서만 즐길 일은 아니다. 함양에는 고색창연한 문화유적이 즐비하다. 서원만 10개에 달하고, 80여개가 넘는 정자와 누각이 경승지마다 자리 잡고 있다. 조각상으로 가득 찬 석굴법당과 1000년의 수령을 자랑하는 장대한 은행나무도 만날 수 있다.

    # 호젓한 정자의 고장, 함양

    경치가 수려하고 물이 맑다 보니 함양에는 예로부터 풍류를 즐기는 선비들이 찾아들었고, 정자와 누각이 많이 들어섰다. 함양에서 정자가 가장 밀집해 있는 곳은 안의면의 화림동 계곡. 이 계곡은 예로부터 여덟 개의 못과 여덟 개의 정자가 있다고 해서 ‘팔담팔정’이라 불렸다.

    예전에 화림동 계곡을 대표했던 정자는 농월정. 2003년 방화로 소실돼 지금은 남아 있지 않지만, 그 주변 계곡은 예나 지금이나 절경이다. 화림동 계곡을 끼고 서하면 쪽으로 더 들어가면 동호정을 만난다. 화림동 계곡에서 가장 크고 화려한 정자다. 정자 안쪽의 대들보에는 두 마리의 용이 마주보고 있다. 정자를 지탱하는 통나무는 다듬지 않고 자연목을 그대로 사용했다. 정자 바로 앞에는 길이가 60m나 되는 거대한 바위가 섬처럼 떠 있다. 500명이 모여 연회를 즐겼다는 차일암이다.

    군자정은 조선시대 성리학자 일두 정여창을 추모하기 위해 후학들이 세운 정자. 작고 소박해 더욱 정감이 간다. 군자정 바로 위에 자리한 거연정은 주변 경치가 뛰어나기로 첫손에 꼽힌다. 계곡의 바위섬 한가운데 자리 잡아 정자를 찾으려면 ‘화림교’라는 구름다리를 건너야 한다. 바위에 손을 대지 않고 굴곡을 그대로 살려 기둥을 세웠다. 옛사람의 풍류가 깃든 정자에서 내려다보니 초록빛 계곡물은 이젠 가을로 흘러가고 있다.

    # 일두 고택과 천년 은행나무

    지곡면 개평 한옥마을에 위치한 일두 고택은 조선시대 5현의 한 사람인 문헌공 일두 정여창 선생의 생가로, 후손들에 의해 몇 차례 중건되었다. 9900㎡(3000평)의 대지에 12동의 건물이 남아 있는 고택은 삼남 지역의 대표적인 양반가옥으로, 사랑채가 가장 멋진 건물로 꼽힌다. 드라마 ‘토지’의 촬영장소가 된 이후 탐방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개평 한옥마을에는 일두 고택 외에도 50여채의 한옥과 돌담길이 남아 있어 운치가 그만이다. 일두 고택 건너편 언덕에 자리한 소나무는 세월의 두께를 짐작할 수 있는 형상으로, 범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진다. 서하면 운곡리 은행마을의 1000년 된 은행나무도 함양의 명소다. 천년나무로 불리는 이 은행나무가 있어 마을이름도 은행마을이 됐다. 아직 이 은행나무는 푸른 빛을 띠고 있지만, 10월 하순이면 사방을 노란빛으로 물들인다.

    # 사찰 전체가 조각공원인 서암정사

    함양 여행에서 지리산 칠선계곡 입구에 자리한 서암정사를 빼놓을 수는 없다. 인근 벽송사의 암자로, 벽송사 전 주지였던 원응 스님이 이곳으로 옮겨와 6·25 때 지리산에서 죽어간 원혼을 달래기 위해 1989년부터 약 20년간 자연 암반에 무수한 불상을 조각했다. 절집 입구 바위벽에는 사천왕을 새겼고, 통로도 바위를 뚫어 만들었다.
    ◇서암정사 석굴법당의 내부.

    극락세계를 형상화한 굴법당에 들어서면 탄성이 절로 나온다. 벽이며 천장이 온통 섬세한 조각들로 가득 차 있다. 조각 작품이 아니라 마치 정교하게 그려진 벽화를 보는 것 같다. 불국토를 기원하며 한 장인이 무려 11년간 조각했다고 한다. 절집 마당 종루의 풍경이 지리산 깊은 골에서 불어오는 가을바람에 청아한 소리를 낸다.

    # 물레방아 축제

    실학자 연암 박지원은 함양 땅에 국내 최초로 물레방아를 만들어 보급했다. 함양에는 지금도 10여기의 물레방아가 남아 있다. 이 물레방아를 브랜드로 삼은 함양에서는 10일부터 14일까지 상림공원에서 ‘물레방아 축제’를 진행한다. 민속놀이, 나무공예, 장승깎기, 소원등 달기 같은 다양한 문화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떡메치기 등 각종 음식문화 체험 프로그램과 콘서트도 즐길수 있다.

    함양=글·사진 박창억 기자 daniel@segye.com

    >> 여행정보

    서울에서 출발할 때 대전∼통영 고속도로의 함양 JC에서 88고속도로로 갈아탄 후 함양 나들목에서 빠져 나온다. 함양읍 내에 모텔이 많지만, 이색숙소를 찾는다면 지리산 백무동 계곡의 느티나무 산장(055-962-5345)을 추천할 만하다. 산꾼들에게는 널리 알려진 숙소로, 지리산의 맑은 기운을 호흡하며 잠을 청할 수 있다. 

    함양의 별미는 염소 고기(사진). 지리산 자락인 마천면 추성리의 ‘두레박 흙집’(055-962-5507)은 염소고기 전문점. 염소구이(사진)는 냄새가 전혀 없고 맛이 담백하다. 염소 곰국도 고소하다. 1인분 2만원. 갈비찜으로 유명한 안의면에 자리한 ‘삼일 식당’(055-962-4492)은 간장으로 양념한 한우갈비찜을 내놓는다. 함양읍 교산리의 ‘옥연가’(055-963-0107)는 백연잎밥 전문집. 연잎차와 한방차도 맛볼수 있다. 함양군청 문화관광과(055-960-5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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