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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 즐기는 아름다운 빛의 향연,가평 아침고요수목원 오색별빛정원전

몸튼맘튼힐링

by 로킴 2016. 12. 13.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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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원의 겨울은 을씨년스럽다. 하지만 생기를 잃어버린 땅에 형형색색 빛을 머금고 사람의 발길을 끄는 곳이 있다. 올해로 10회째를 맞는 오색별빛정원전이 열리는 아침고요수목원이다. 얼굴이 시릴 정도로 추운 겨울이지만, 따뜻하고 온화한 별빛을 머금은 정원의 풍경은 화려한 봄, 가을 풍경 못지않다. 차가운 겨울, 두툼하게 차려입고 아침고요수목원으로 저녁 산책을 떠나보자.

하경정원 전망대에서 본 풍경

하경정원 전망대에서 본 풍경

겨울 풍경을 황홀한 빛으로 물들이는 오색별빛정원전

해발 800m가 넘는 가평 축령산은 동서로 길게 이어지며 남쪽의 남양주시와 경계를 이룬다. 아침고요수목원은 축령산의 북쪽 사면에 들어선 수목원이다. 한때 화전민이 정착했고 흑염소를 방목하기도 했던 척박한 땅을 아름다운 수목원으로 바꿔놓았다. 1994년부터 수목원의 틀을 갖추기 시작해 1996년에 개원했고, 올해로 꼬박 21년을 맞이한다.
우리나라는 ‘고요한 아침의 나라’라 불린다. 아침고요수목원은 여기서 이름을 따왔다. 1884년 동아시아를 여행하다 조선을 방문했던 미국의 천문학자 퍼시벌 로웰이 쓴 《조선, 고요한 아침의 나라》라는 책 제목에서 비롯했다. 우리나라를 가장 아름답게 빛내주는 문구에서 이름을 따왔으니 가히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수목원이라 할 만하다.
아침고요수목원은 신록이 피어나는 봄부터 화려한 원색으로 물드는 여름, 단풍 드는 가을까지 아름다운 정원 풍경을 선사한다. 무채색으로 젖어드는 겨울이면 수목원은 을씨년스럽게 변한다. ‘별 볼 일 없다’는 말이 딱 맞다. 하지만 볼품없는 겨울 풍경이 생기를 띠며 ‘별 볼 일 있는’ 화사한 겨울이 펼쳐지니 바로 오색별빛정원전이다. 올해로 10회째를 맞은 오색별빛정원전은 봄빛이 되살아나는 오는 3월 26일까지 열린다. 매일 오후 5시 10분부터 아침고요수목원의 테마 정원을 불빛으로 물들인다. 점등시간은 평일과 일요일은 오후 9시까지, 토요일은 오후 11시까지다.
아침고요수목원은 어둠이 내리기 전에 찾는 것이 좋다. 정원이 불빛으로 물들면서 몰리기 시작하는 인파도 피하고, 겨울의 무채색 풍경에 젖어 있는 정원을 미리 둘러보면 불빛으로 물든 이후 묘한 대비감을 느껴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토요일 저녁 무렵에는 수목원 진입 구간에 정체가 생길 정도로 혼잡하니 조금 일찍 찾도록 한다.

형형색색의 구슬을 단 하경정원의 나무 달빛정원 가는 길의 루돌프와 덩굴식물

[왼쪽/오른쪽]형형색색의 구슬을 단 하경정원의 나무 / 달빛정원 가는 길의 루돌프와 덩굴식물하경정원 전망대에서 본 낮 풍경

하경정원 전망대에서 본 낮 풍경

오색별빛정원전의 시작, 고향집정원부터 달빛정원까지

아침고요수목원의 낮 풍경을 감상하고 불을 밝히기 전 여유 있게 기다리려면 오후 4시 반을 전후해 도착하는 것이 좋다. 산수경온실, 초화온실, 알파인온실 등은 사시사철 변함없는 모습을 선보여 따뜻한 공간에서 차분하게 둘러보기 좋다. 카페 ‘굿모닝커피’나 전통찻집 ‘서화가’에 둘러앉아 따뜻한 차를 마시며 여유 있게 기다리는 사람도 많다.
아침고요수목원은 축령산 능선이 남쪽으로 뻗어 있어 겨울이면 해가 일찍 저문다. 오후 5시 10분, 수목원에 불빛이 켜지면 여기저기서 탄성이 터진다. 어둠 속에서 환한 빛이 피어오르고 사람들의 별빛 산책이 시작된다.
아침고요수목원은 하늘정원, 허브정원, 달빛정원 등 20여 곳이나 되는 테마 정원을 갖추고 있다. 오색별빛정원전은 그중 고향집정원, 분재정원, 달빛정원, 하경정원, 하늘길, 달빛광장 등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매표소를 지나 바로 만나는 고향집정원부터 시작해 분재정원, 하경정원, 하늘길, 달빛정원을 거쳐 내려오는 코스가 가장 일반적이다. 올해는 연못정원인 서화연에도 불빛을 꾸며놓았다. 매표소를 지나 만나는 전망대에서는 수형이 아름다운 소나무 한 그루와 함께 수목원에서 가장 먼저 만든 고향집 일대가 내려다보인다. 언뜻 보이는 풍경만으로도 내심 기대가 된다. 전망대 왼편에 있는 능수정원은 긴 머리채처럼 늘어진 공작단풍, 능수벚나무 등을 휘감은 불빛이 이채롭다. 넓게 퍼져 늘어진 가지마다 불빛을 달고 있어 마치 불꽃놀이를 보는 느낌이다.
고향집정원을 지나 달빛정원으로 가는 길에는 분홍빛 꽃잎을 매달아놓은 듯한 긴 터널이 기다린다.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하는 것처럼 핑크빛 터널에서는 연인들의 얼굴에 분홍빛 웃음꽃이 피어난다. 아침광장에서 달빛정원으로 가는 초입은 마치 동화의 나라를 연상케 한다. 거대한 곰돌이와 버섯, 온갖 동물들과 썰매를 끄는 루돌프 등이 낙엽송 사이에 자리잡고 있다. 안쪽으로 천사와 어우러진 하얀 교회는 가장 인기 있는 포토존이다. 하얀 교회로 이어지는 달빛정원은 하얀빛을 발하는 덩굴식물 같은 불빛이 낙엽송을 휘감아 올라 마치 동화 《잭과 콩나무》를 떠올리게 한다.

산수경온실 전경

산수경온실 전경불꽃놀이를 보는 듯한 능수정원의 야경

불꽃놀이를 보는 듯한 능수정원의 야경

달빛정원 하얀 교회가 있는 풍경 달빛정원의 포토존으로 인기 있는 하얀 교회

[왼쪽/오른쪽]달빛정원 하얀 교회가 있는 풍경 / 달빛정원의 포토존으로 인기 있는 하얀 교회

오색별빛정원전의 백미, 아침광장과 하경정원

달빛정원에서 하늘길을 따라 내려오면 푸른 잔디가 곱게 깔려 있던 아침광장으로 이어진다. 이곳에 별빛궁전으로 가는 황금빛 마차가 파란 불빛을 배경으로 서 있다. 하얀 교회와 함께 연인이나 가족들이 줄 서서 사진을 찍을 만큼 인기 있는 포토존이다. 황금빛 마차 뒤로는 파란 불빛이 반짝인다. 암흑 속 우주가 아닌 은하수처럼 황홀한 느낌이다.
하늘길을 지나 만나는 하경정원은 아침고요수목원의 메인 정원이자 한반도를 닮은 정원이다. 또 오색별빛정원전에서 가장 아름다운 색감과 빛의 조화를 만나볼 수 있는 곳이다. 하경정원에는 동․서․남쪽에 각각 전망대가 있어 하경정원의 장관을 내려다볼 수 있다. 전망대는 오색찬란하게 물든 빛의 정원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거나 아름다운 밤 풍경을 담으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이다. 전망대뿐 아니라 하경정원 곳곳을 둘러보며 오색별빛축제의 매력을 탐해볼 수 있다. 나무의 생김새 그대로 불빛을 입혀 정원의 모습을 그대로 투영한다. 시각적으로는 가장 화려했을 봄이나 가을의 풍경을 압도한다. 형형색색의 불빛이 빚어내는 원색의 색감은 쉽게 지나치지 못하고 머무르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다.
하경정원과 아침광장의 아름다움에 빠져 전통연못정원인 서화연까지 다녀오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전통찻집 서화가에서 내려다보는 서화연의 풍경도 빼놓을 수 없다. 연못가에 서 있는 한 그루 공작단풍에 분홍빛 장미가 한아름 피어 장관을 이룬다.

아침광장에 서 있는 마차

아침광장에 서 있는 마차

은하수를 닮은 아침광장의 파란 불빛 하경정원 남쪽 전망대에서 본 풍경

[왼쪽/오른쪽]은하수를 닮은 아침광장의 파란 불빛 / 하경정원 남쪽 전망대에서 본 풍경

하경정원 전망대에서 본 풍경2 하경정원에는 크리스마스트리처럼 꾸민 나무도 있다.

[왼쪽/오른쪽]하경정원 전망대에서 본 풍경 / 하경정원에는 크리스마스트리처럼 꾸민 나무도 있다

.하경정원의 야경을 즐기는 사람들 화려한 야경을 선사하는 대형 꽃

[왼쪽/오른쪽]하경정원의 야경을 즐기는 사람들 / 화려한 야경을 선사하는 대형 꽃나무의 모양 그대로 조명을 설치한 소나무 황홀한 빛에 감싸인 하경정원

[왼쪽/오른쪽]나무의 모양 그대로 조명을 설치한 소나무 / 황홀한 빛에 감싸인 하경정원

여행정보

아침고요수목원
  • 주소 : 경기 가평군 상면 수목원로 432
  • 문의 : 1544-6703
    청평터미널에서 수목원까지 시내버스 하루 17회 운행(09:20~19:40), 가평 내 유명 관광지를 순환하는 가평시티투어버스 하루 15회 운행(09:30~19:10, 청평터미널 기준, 청평역 경유)
주변 음식점
  • 언덕마루 가평잣두부집 : 잣두부전골 / 가평군 상면 수목원로 248 / 031-584-5368
  • 채원 : 잣메밀막국수 / 가평군 상면 수목원로 206 / 031-585-0104
  • 행자골촌두부 : 두부버섯전골 / 가평군 청평면 수리재길 291 / 031-584-3648
숙소

글, 사진 : 문일식(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6년 12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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