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아침을 여는 음악 9월 2일(금)*▲김창완 음악 마무리◼시간의 문(門)을 열다

즐거운하루를

by 로킴 2022. 9. 3. 05:04

본문

 

아침을 여는 음악 9월 2일(금)*

▲김창완 음악 마무리

◼시간의 문(門)을 열다

 

◀열두 살은 열두 살을 살고

열여섯은 열여섯을 살지

◀우두두다다

◀중2

◀이제야 보이네

◀노인의 벤치

◀시간

 

◉ 9월의 시작과 함께

모처럼 맑아진 하늘이

더 높아진 것 같습니다.

새털구름도, 뭉게구름도

곳곳에 자리를 잡고

가을이라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비와 흐린 날씨에

웅크리고 있었던 벼 이삭들도

따가운 햇살에 모처럼

편하게 몸을 맡겼습니다.

귀 기울여보면

산책길에 만난 벼 이삭들의

기분 좋게 익어가는 소리가

마치 들리는 듯합니다.

 

◉선인(先人)들은 벼 이삭에

한자어 이삭 수(穗)를 사용했습니다.

벼가 숙이는 모양을 본 딴

벼 화(禾) 변에 은혜롭다는

은혜 혜(惠) 자를 붙여 만들었습니다.

사람에게 은혜를 베푸는

고마운 식물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동시에 벼 이삭이 여물어

알찬 수확을 하게 되는 것은

하늘이 베푸는 은혜라는

의미도 담겨 있습니다.

지금 따갑게 내리는 가을 햇살은

바로 그 은혜입니다.

9월의 첫 주말입니다.

토요일은 맑은 날씨가

그 은혜를 이어가겠지만

일요일부터 흐린진 날씨가

다음 주 초에 또 비를 뿌린다니

농심(農心)이 다시 어두워집니다.

 

◉이번 주에 만났던 김창완의

음악과 삶의 이야기를

마무리하려 합니다.

일흔을 눈앞에 든 김창완은

45년 행복한 음악의 길을

걸어왔습니다.

스스로 따로 행복을 구할

필요가 없을 만큼 음악 때문에

행복한 사람이었다고 얘기합니다.

자신이 행복했던 만큼

그 행복을 돌려주는 일을

열심히 해왔습니다.

그래서 김창완도 행복했고

행복을 돌려받은 팬들도

행복했습니다.

 

◉막내아우가 떠난 그해

김창완 밴드를 만든 그는

쉬지 않고 열심히 움직였습니다.

열심히 음악 하는 것이

막내를 사랑했던 사람들에 대한

보답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산울림 시절보다

더 바쁜 시간을 보냈습니다.

라디오 음악 프로그램 진행과

틈틈이 영화와 TV에 배우로,

탤런트로 외도까지 했으니

더 그랬습니다.

 

◉김창완 밴드가 결성됐던

2008년 11월 첫 정규 앨범

‘가장 행복한’, ‘The Happiest’가 나옵니다.

김창완의 또 다른 음악적 실험이

의미 있게 채워진 음반이었습니다.

여기에 담긴 긴 제목의 노래

‘열두 살은 열두 살을 살고

열여섯은 열여섯을 살지’를

만나봅니다.

노래에 앞선 김창완의 설명부터

이해하면 노래가 더 잘 들립니다.

 

◉초기 김창완 밴드를 소개합니다.

퍼스트 기타에 어제 ‘양평이형’으로

소개한 하세가와 요헤이가 보입니다.

베이스는 산울림 세션에 참가했던

최원식으로 지금 여주대 교수입니다.

키보드에는 영화와 드라마

음악감독으로 활동하는 이상훈,

그리고 드럼에는 이민우였습니다.

이들과 함께 기타를 연주하며

노래하는 김창완은 우리의 시작이

행복과 사랑이었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https://youtu.be/S4DYnFTNma4

 

 

 

 

◉이 앨범에서 가장 밝은

펑크스타일의 노래

‘우두두다다’입니다.

행복을 두드리는 심장의

박동 소리를 들어봅니다.

https://youtu.be/A5c11egeXyI

 

 

 

 

◉꾸준히 앨범을 내고

공연을 이어온 김창완 밴드의

정규 3집 ‘용서’에 실린

‘중2’를 들어봅니다.

가장 꿈 많고 겁 없을 나이의

실제 중2 학생들과 꾸민

‘유희열의 스케치북’ 무대입니다.

‘제발 내 나이는 묻지 마

19금은 안 볼 테니

몇 학년이냐고 묻지 마

1학년은 아니니까 걱정 마

갈 테야 가고 싶은 대로

할 테야 하고 싶은 대로’

https://youtu.be/YN0kIlPOIsc

 

 

 

 

◉김창완은 2년 전에

통기타 솔로 앨범 문(門)을

내놓았습니다.

이 앨범 속 노래 이야기로

김창완의 음악과 삶의 이야기를

일단 마무리합니다.

1983년 ‘기타가 있는 수필’ 이후

37년 만에 통기타로만 빚은

노래 11곡을 담았습니다.

부제는 ‘시간의 門을 열다’였습니다.

김창완의 말입니다.

‘시간은 강물 같은 것이어서

흘러갈 뿐 멈춰 서있거나

거꾸로 가지 않는 다고

지난 60년 동안 생각해 왔습니다.

그런데 과연 그런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시간 이야기와 노래를 통해

세상이 엉망진창이라 해도

여전히 세상은 사랑이라는

반석 위에 있다는 얘기를

젊은이들에게 해주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사랑은 멀리 있지 않고

바로 당신 눈앞에 있다는 것도

알려주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우선 부모님을 그리워 하는

노래를 몇 곡 담았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무너진 일상과

가족의 소중함이 절실한 상황이

배여 있는 노래들입니다.

그중의 한 곡,

‘이제야 보이네’입니다.

‘이제야 보이네 아버지 자리

떠난 지 7년

이제야 보이네 어머니 자리

누운 지 3년’

김창완이 1998년에 세상을 떠난

아버지를 생각하며

2005년에 만든 노래입니다.

추석을 코앞에 두고

비슷한 사연을 가진 사람들에게

아버지 어머니 자리를

떠올리게 합니다.

https://youtu.be/PAZucAV2ag8

 

 

 

 

◉37년 전 토크송 ‘꿈’에서

등장했던 공주와 왕자 이야기는

김창완이 ‘노인의 벤치’에서

다시 풀어냅니다.

김창완은 자신이 만나지 못하더라도

그런 아름다운 사랑이 어딘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허구의 이야기로 만들어 낸

‘노인의 벤치’ 이야기입니다.

예순일곱 김창완이

지친 저음으로 읊조리듯 노래합니다.

그래서 그 노래에도

깊은 주름이 잡혀 있습니다.

 

◉‘시간은 모든 것에

무관심했지만

추억의 부스러기를 남겼지’

어릴 적 우상이었던

바이올린 켜는 그녀를

주름진 노인이 돼

공원의 벤치에서 만났습니다.

젊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노인이 돼서도 용기가 없기는

마찬가지여서 그녀의 주름을

제대로 응시하지도 못하지만

마주 보고 웃습니다.

김창완은 민낯을 보여주며

카메라에 얼굴을 들이밀고

노래합니다.

있는 그대로 모습을 기억해달라는

뒤에 만나게 될 ‘시간’ 속의

이야기를 뮤직비디오에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범상치 않은 천재적 아티스트의

모습을 다시 한번 보게되는

‘노인의 벤치’입니다.

https://youtu.be/LhxRL7mybrI

 

 

 

 

◉고상지의 반도네온 선율과

김창완이 기타 선율에 실리는

‘시간’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2016년에 발표했던 ‘시간’을

다시 이번 앨범으로 가져왔습니다.

그의 토크송 ‘시간’은

말과 음계를 경계를 허무는

수필이자 잠언(箴言)입니다.

시간의 상대성과 절대성을 넘나들며

어렵지 않은 말들로 풀어내는

시간 이야기의 문을 열어봅니다.

https://youtu.be/TnLaWbk9O2M

 

 

 

 

◉이런 노래와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는 김창완과

함께 늙어가며

그의 노래와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게 좋습니다.

그의 노래와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공감을 나타내는

젊은이들이 많아지는 것도

다행입니다.

사랑과 행복과 꿈은

멀리 있지 않고

지금 당신의 눈앞에 있다는

김창완의 메시지를 새기면서

9월 첫 주말을 만납니다. (배석규)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