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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야, 돌아와!

그리스도향기

by 로킴 2005. 6. 23.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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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래야, 돌아와! / 이현철(이냐시오)신부 십자가를 안테나로! 국제 포경 위원회 연례회의와 고래축제가 울산시에서 열리고 있는 시점에서 KBS 1 TV에선 환경 스페셜 ‘고래야, 돌아와!’라는 프로그램을 제작하여 어제 방영하였습니다. 그동안 ‘이제 우리나라도 고래 포경업을 허용해야한다’, ‘그래도 고래는 보호되어야 한다’는 입장이 팽팽한 우리 상황에 고래를 살리 기 위하여 목숨을 걸고 활동하는 그린 피스의 ‘무지개 전사’호의 방한과 활동 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였습니다. 그 옛날 몽고는 우리나라를 ‘솔롱고스’ 즉 ‘무지개의 나라’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그것은 한반도 앞바다에서 고래가 숨을 내쉴 때 수증기에 자주 무지개 가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우리나라는 고래들이 많이 사는 ‘고래 천국’ 이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우리 선조들은 고래와 친구처럼 지내고 또 때론 고래에 게 삶의 지혜를 배우기도 했다고 합니다. 예를 들면 산모가 산후조리로 미역을 먹는 것은 고래가 산후에 미역을 많이 먹는 것을 보고 배운 것이라고 합니다. 그 리고 제주 앞바다에서 해녀들이나 잠수부에게 가까이 다가와서 장난을 치는 돌고 래를 보노라면 분명 그들은 우리의 친구요 때론 스승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무튼 이번 울산의 국제회의와 고래 축제가 ‘고래도 살리고 우리도 사는 지혜로 운 길’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그동안 그물(술, 돈 등...)에 걸려 죽어가는 술고래(말술을 지고는 못가도 먹고는 간다는...)와 돈고래(35억원의 로또 당첨금 을 받고도 장물아비가 되는...)들도 다시 살아 돌아오기를 바라면서 전에 올렸던 `고래타기’를 다시 올립니다. 가브리엘통신 고래타기(연중 제 28주 월요일) 주말을 이용해서 어린 조카들과 재미있는 영화 한편을 보았습니다. 웨일 라이더 (Whale Rider:고래를 타는 사람)이란 영화였는데 뉴질랜드 왕가라부족의 영웅 파 이키아와 고래전설을 다룬 이히마에라의 동명소설을 영화화한 이 영화는 뉴질랜드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와 제작비 지원으로 완성된 작품으로, 지도자의 운명을 타고 난 소녀 파이가 오랜 전통과 관습을 깨고 마을을 구원하는 감동의 드라마였습니다. 그 내용은 간략하게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영화 ‘웨일 라이더’) 부족의 지도자의 운명을 지녔지만, 지도자가 되어서는 안되는 그리고, 할아버지 의 사랑을 간절히 원하는 어린 소녀 파이는 학교의 학예발표회에 할아버지 ‘코로’ 를 초대했지만 할아버지는 자신의 동굴(?)이라고 할 수 있는 자기방에서 꼼짝하지 않고 누워있습니다. 그것은 마을의 어린 장남들을 부족 지도자로 양성하는 자신의 계획이 실패로 돌아갔기 때문입니다. 어렵게 초대한 할아버지의 빈자리를 바라보면서 파이는 그날 밤 학교 강당 무대에 서 이렇게 울먹입니다. “제 이름은 ‘파이키아'입니다. ‘파이’라고도 하죠. 제가 사는 곳은 뉴질랜드 의 작은 해변 마을인데, 수천년 전 고래의 등을 타고 이 땅에 최초로 오신 분이 저희 선조입니다. 그분의 이름도 ‘파이키아’였으며 전 그의 마지막 자손입니다. 허나 저는 저희 할아버지가 기대하는 부족지도자는 될 수 없답니다. 전 사내아이가 아니니까요...” 며칠 후 그 마을 해변가에서는 한 무리의 고래떼가 밀려와 죽어가는 기이한 사태가 벌어진다. 마을 사람들은 수호신처럼 여기는 고래들을 바다로 돌려보내려 노력하지만 그 고래들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들은 고래의 등을 타고 그 고래들을 바다로 돌려보내는 파이를 목격하게 되고 마침내 할아버지는 손녀에게 본의 아니게 마을 전통 때문에 그녀를 차별하고 무시한 것에 대한 용서를 청하게 된다... 오늘 복음(루가 11, 29-32)에서 예수님께서는 기적을 요구하는 군중들에게 “너희에게 보여줄 것을 ‘요나의 기적’밖에 없다”고 하십니다. 그런데 요나는 어떤 사람입니까? 원수의 나라 니느웨에 가서 ‘회개하라’고 외쳐야할 자신의 예언자적 사명을 저버리고 자신은 ‘예언자가 될 자격이 없다’며 도망가다가 바 다에 던져져 고래 뱃속에서 3일을 보낸 사람이 아닙니까? 물론 요나는 3일만에 부활하게 되실 예수님의 예표이긴 하지만 자신은 예언지로서 부적합자라는 생각과 두려움에 사로잡혀 고래등이 아니라 고래뱃속에 갇힌 사람입니다. 저는 위의 영화를 보면서 ‘여자는 안돼!’라는 마을 전통에 사로잡혀 부족 지도 자로서의 재능과 영특함을 보이는 손녀를 무시하는 할아버지 코로 역시 고래뱃속 에 갇힌 사람으로 여겨졌습니다. 고래등과 같은 큰 집이나 사회, 교회 역시 예외가 아닙니다. 많은 사람들이 고래등을 타지 않고 선입감과 편견 속에 고래뱃속에 갇혀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는 기적만을 요구하며 ‘나자렛에서 무슨 메시아가 나오겠느냐?’는 선입감과 편 견에 사로잡힌 사람들 즉 고래뱃속에 갇힌 사람들에게 요나의 기적을 이야기하시 며 해방될 것을 촉구하고 계십니다. 요나의 기적이란 바로 먼저 자신부터 회개하 고 또 자신의 예언자적 사명에 충실함으로써 니느웨사람들까지도 회개시키는 해방 의 노래이기 때문입니다. 자, 우리도 깜깜하고 답답한 고래 뱃속에서 나와 푸른 바다와 흰 구름을 만끽할 수 있는 고래등을 탑시다! 그리고 고래처럼 마음껏 숨을 쉬어(수증기를 내뿜어) 무지개를 만들어 봅시다. 주님의 빛에 찬란하게 아름답게 빛나는 무지개를 말입니 다! (이현철 / 마르코니 문화영성 연구소) 이현철(이냐시오)신부 십자가를 안테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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