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 다산길을 탐하다
밟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걷기가 어울린다. 깊어가는 가을 길의 운치와 아름다움을 간직한 남양주 다산길을 걸어보라. 혼자 라도 좋고, 둘이라면 행복하고, 여럿이 수다를 떨며 걸어도 즐겁다. 서울과 수도권에서 대중교통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어 더 욱 매력적이다.
남양주시에서 지난해부터 조성을 시작해 올해 마무리한 ‘남양주 다산길’은 걷기 열풍이 아직도 계속되고 있음을, 아니 더욱 뜨 거워지고 있음을 알려준다. 마을과 마을을 잇는 옛 길을 되살려내는 것은 물론, 버려진 철길까지 재활용해 아름다운 길을 만들 어낸 좋은 예다. 편안하게 하고, 주변의 자연을 한층 돋보이게 하는 힘이 있다. 시간대에 따라 제각각 다른 표정을 보여주고, 계절을 그대로 반 영한다. 늦가을의 한강은 단풍과 낙엽으로 알록달록 물든다. 남양주를 대표하는 인물 ‘다산 정약용’은 다산길에 풍성한 이야기를 제공한다. 다산의 생가와 묘소, 천주교를 처음 접한 마재성 지, 실학박물관 등 다산의 향기가 짙게 드리운 능내는 다산길의 여러 코스가 지나는 주요 포인트다. 다산의 유적들을 찬찬히 둘 러보며 역사 속 한 장면에 빠져보는 것도 재미있다. 다산유적지 일대는 이미 오래전부터 나들이객이 즐겨 찾는 명소로 이름난 덕에 맛집과 분위기 있는 카페가 즐비하다. 최근 들어 한강공원 다산지구가 조성되어 예전 흙먼지 날리던 강변이 아름다운 휴식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을 수 있다. 특히 ‘다산길’이라는 이름이 붙은 2코스는 다산유적지와 한강변의 마을들, 팔당댐과 숲길을 두루 맛볼 수 있어 걷는 맛이 쏠쏠하다.
것이다. 다소 아쉬운 것은 콘크리트 포장길이라는 점. 걷는 길이라기보다 자전거길에 더 큰 의미를 두었기 때문일 것이다. 길 폭이 넓은 곳에선 가운데에 철길 구간을 일부 남겨놓아 철길을 걸어볼 수도 있고, 자전거길 사이의 가로벽 역할까지 하고 있어 그나마 다행스럽다. 능내역 앞은 철길 구간을 조금 길게 두어 그 위에 쉼터를 마련했다.
1리 즈음에서 2코스로 갈아타는 게 좋다. 능내 연꽃마을에서 강변을 따라 다산유적지에 이르는 구간은 다산산책로라고 하는데 연꽃과 연잎이 바다를 이뤄 장관이다. 연꽃 피는 때가 아니라도 아름답기는 매한가지. 마을 안으로 움푹 들어온 한강과 토끼섬, 그 주변으로 가득한 연들이 보기 좋다. 늦가 을에는 연근을 캐고 즉석에서 판매까지 하니 또 다른 볼거리가 된다. 능내마을 곳곳에 정자와 벤치, 연꽃전망대 등 쉬어갈 수 있 는 곳이 많아 지친 다리도 쉬고 마을 풍광도 감상하기에 그만이다. 낯선 이들이 드나드는 게 귀찮을 법도 한데 오히려 길을 열어 주고, 연꽃을 심고, 쉼터를 만들어 제공하는 마을 인심이 고마울 따름이다. 좋다. 능내마을에선 아무리 빠른 토끼도 저절로 거북이걸음이 되곤 한다. 시린 하늘과 낙엽 깔린 강변길을 만끽하고 싶어서 3살, 6살 아이와 함께 다산길에 올랐다. 코스를 고민하다가 우선 팔당역 앞으 로 갔다. 주차가 쉽지 않아 조금 더 달려 팔당댐을 지나면 곧장 나오는 능내2리 도로변에 차를 세웠다. 팔당발전소 입구에 다산 길로 올라서는 계단이 설치돼 있다. 여기서 자전거길과 함께 가는 능내1리 연꽃마을까지 1.5㎞ 정도. 흙길이 시작되는 능내1리 에서 다산유원지까지는 약 2.2㎞다. 4㎞가 채 안 되는 구간으로 두 시간 정도 아이들 고사리손을 잡고 걷거나 연인과 데이트 삼 아 걷기에 딱 좋다. 군데군데 사진 찍기 좋은 포인트가 많아 출사 장소로도 제격일 듯. 단, 자전거길과 같이 가는 구간에서는 쌩 쌩 달리는 자전거를 조심해야 한다. 간을 걸어보는 것도 좋다. 수동계곡을 따라가는 물골안길, 광릉 숲을 끼고 도는 수목원길, 관음봉을 넘는 사릉길 등 다산길 13코 스 모두가 제각각 매력이 있으므로 시간을 두고 차근차근 걸어볼 만하다. 1코스(한강나루길) 한강삼패지구~팔당역~봉안터널~능내역~운길산역. 총 16.7㎞, 약 8시간 소요. 2코스(다산길) 도심역~팔당역~봉안터널~능내리~다산유적지. 총 14.5㎞, 약 7시간 소요. 3코스(새소리명당길) 마재마을~마재성지~조안리~운길산역. 총 7.5㎞, 약 3시간 소요. 4코스(큰사랑산길) 도심역~고대농장~새재고개~세정사~운길산역. 총 15.4㎞, 약 8시간 소요. 5코스(문안산길) 운길산역~이덕형 생가~재재기마을~문안산~피아노화장실. 총 17.3㎞, 약 8시간 소요. 6코스(머재고개길) 피아노화장실~모란공원~머재고개~소래비고개. 총 6.5㎞, 약 4시간 소요. 7코스(마치고개길) 시청~백봉산~마치고개~가곡리 은행나무. 총 20.3㎞, 약 2일 소요. 8코스(물골안길) 수동면사무소~수동초교~수동계곡 구간. 총 9.2㎞, 약 4시간 소요. 9코스(축령산자락길) 축령산 입구~축령산자연휴양림~들꽃식물원~수동관광지. 총 10.1㎞, 약 5시간 소요. 10코스(거문고길) 비금계곡~주금산~광릉내. 총 12.4㎞, 약 6시간 소요. 11코스(수목원길) 광릉숲~광릉수목원~순강원~대궐터~봉선사. 총 11.6㎞, 약 5시간 소요. 12코스(옛성산길) 진접 대궐터~수락산~덕흥대원군묘. 총 12.6㎞, 약 6시간 소요. 13코스(사릉길) 사릉역~된봉~관음봉~스타힐리조트~마치고개. 총 15.2㎞, 약 7시간 소요. 다산길은 폐철로 구간, 산길, 강변과 마을 등을 두루 포함하고 있어 주변 경관이 뛰어나다. 어느 코스를 선택하든 아름다운 자 연을 접할 수 있으니 코스별로 차례차례 도전해보는 것도 좋고, 코스를 섞어서 걸어도 괜찮다. 2010년에 1~7코스와 13코스가 개통됐고, 2011년에 8~12코스가 개통돼 현재 13개 코스, 총 169㎞에 이르는 구간이 완성됐다. <대중교통> 중앙선 전철(용산/청량리~용문 구간)을 이용해 도심역이나 팔당역, 운길산역에서 내리면 된다. 평일에는 시간당 2~3회, 주말 에는 2회 정도 운행한다. 다산유적지에서 일정을 마칠 경우 양수리를 거쳐 운길산역으로 가는 시내버스를 이용하거나 다산유 적지 입구(다산삼거리)까지 10여 분 걸어간 다음 팔당역, 도심역으로 가는 시내버스를 타면 된다. 으면 된다. 봉주르 카페 입구는 차량이 많으니 피하는 것이 좋다. 다산유적지 주차장이 넓고 편리하다. 지로 향하는 도로(다산로)를 따라 식당과 분위기 있는 카페가 왕왕 나타난다. 옛 능내역 안에 어묵, 찐빵, 만두 등 간단한 먹을거 리를 판매하는 곳이 생겨나 도보여행자와 자전거족 모두에게 인기다. 역 건너편에서 파는 잔술과 국수, 부침개도 오가는 이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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