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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열(熱)이냐 냉(冷)이냐, 여름 더위 물리는 맛 대 맛 (1)이열치열 닭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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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킴 2015. 7. 25.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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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熱)이냐 냉(冷)이냐, 여름 더위 물리는 맛 대 맛 (1)

이열치열 닭요리


 

뜨거운 계절, 여름이 왔다. 변변한 선풍기 하나 없던 어린 시절엔 찬물에 담근 수박 한 덩어리만 있어도 더운 줄 모르고 지냈는데, 요즘은 시베리아 찬 바람 쌩쌩 나오는 에어컨이 빵빵하게 돌아도 여름나기가 쉽지 않다. '사계절이 뚜렷한 아름다운 우리나라'라던 초등학교 선생님의 가르침은 여름의 중심으로 들어갈수록 '뻥이야'임을 체득하게 된다. 게다가 우리나라 기후환경이 온대가 아닌 아열대성으로 바뀐 불편한 진실을 깨닫게 되면 등줄기에 땀 흐름은 더욱 가속을 낸다. 그래도 더위를 물리는 데는 음식만한 게 없다.


 

열이냐 냉이냐 열이냐 냉이냐

음식으로 더위를 다스리는 방법 중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열(熱)이다. 이열치열(以熱治熱), 열은 열로써 물리침을 이르는 말이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조상님들의 더위 다스림이다. 대표적인 메뉴로 삼계탕을 꼽을 수 있다. 질그릇 안에서 펄펄 끓고 있는 삼계탕을 받아들고 “시원하다”고 말할 수 있는 여유로움에서 서두름을 경계하는 삶의 지혜도 느낄 수 있다.



 

삼복더위엔 닭이 최고!

예전에는 복(伏)넘김으로 늙은 닭 한 마리를 잡아, 삼(蔘) 한 뿌리 넣고 푹 끓여 온 가족이 나눠 먹었다. 한 마리 통째 먹어도 시원치 않을 판국에 멀건 국물에 죽이라도 넉넉하게 쑤어 먹을 수 있었으면 “몸보신 한번 잘 했다”는 소리가 절로 나왔다.
하지만 요즘에는 진짜 닭 한 마리를 한 명이 다 먹는 세상이 됐다. 닭이 흔해진 까닭도 있지만 혼자 먹기에 딱 맞는 사이즈의 삼계탕 전용 닭이 등장해서다. 부화한 지 50일 정도 된 ‘웅추(雄雛)’라고 하는 수평아리(병아리의 수컷)다. 살이 연하고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해 씹는 맛이 좋다. 질그릇 바닥까지 싹싹 비우고 나면 진땀으로 빠졌던 기력이 다시 충전되는 기분이다.
모든 음식은 알고 먹으면 더 맛있다. 삼계탕도 마찬가지다. 삼계탕 전문점의 삼계탕 국물은 멀겋지 않고 수프처럼 걸쭉해 입에 착착 달라붙는다. 여기에 ‘보이지 않는’ 닭발의 재주가 숨어 있다. ‘다꼬닭(뱃속의 찹쌀이 빠지지 않게 다리를 꼬아놓은 닭)’으로 불리는 삼계탕 뚝배기 안에 통째로 담긴 닭에 빠진 부위가 있다. 닭발이다. 눈에 안 보이니 그냥 버린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삼계탕 집에선 닭발을 따로 모아 육수를 만들어 쓴다. 맛도 맛이지만 피부 미용과 관절에 좋은 콜라겐 성분이 나와 국물이 걸쭉해진 것이다.


 

걸쭉한 크림 수프 같은 들깨삼계탕 구수하면서도 부드러운 토속촌 삼계탕 [왼쪽/오른쪽]걸쭉한 크림 수프 같은 들깨삼계탕 / 구수하면서도 부드러운 토속촌 삼계탕

전문점이 아닌 일반 음식점에선 반 마리로 끓인 ‘반계탕’을 판다. 원가를 낮추기 위해 삼(蔘)도 잔뿌리를 주로 쓴다. 다행히 값은 전문점의 절반 수준이다. 그런데 묘하게 반계탕이 삼계탕보다 삼의 맛과 향이 강하다. ‘진국’을 받은 느낌이다. 여기에는 업소 주인들만 아는 ‘잔꾀’가 숨어 있다. 닭고기의 진한 맛의 비법은 치킨파우더와 찹쌀가루에 있다. 이 둘을 넣으면 뽀얗고 걸쭉한 국물이 돼 입에 착착 붙는다. 진한 삼향은 인삼차 덕분이다. 마지막 음식을 내기 직전에 인삼차를 넣으면 제대로 된 강한 인삼향이 난다. 물론 못 먹을 재료들은 아니니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다.
이열치열을 외치며 닭을 삼계탕으로만 먹을 필요는 없다. 뻘건 국물에 끓여내는 닭볶음탕이나 찜통에 쪄서 먹는 찜닭 등 다른 닭요리도 더위를 잊게 하는 데 큰 도움이 되는 멋진 메뉴다.


 

진남포 면옥의 이북식 찜닭.  찐 부추와 함께 양념장을 곁들여 먹는다 진남포 면옥의 이북식 찜닭. 찐 부추와 함께 양념장을 곁들여 먹는다



 

닭요리 맛집


1. 호수삼계탕
들깨삼계탕으로 유명하다. 살코기를 발라내 국물에 찍어 먹는 기분이다. 들깨 국물의 별미 맛을 즐기려는 손님들이 줄을 잇는다. 공간이 본관, 별관, 별채, 3관 등으로 흐트러져 있어 갈 때마다 색다른 분위기에서 삼계탕을 맛볼 수 있다. 생오이를 세로로 길게 썰어서 내놓는 건 이 집만의 특별 아이템. 1만3000원. 서울 영등포구 도림로 282. 02-833-8948

2. 토속촌
고 노무현 대통령이 자주 찾던 곳. 일본·중국 등 외국인 관광객까지 가세해 대한민국 삼계탕집 가운데 가장 손님이 많은 곳이다. 뽀얀 국물이 다른 집 삼계탕에 비해 걸쭉하다. 구수하면서도 수프처럼 부드러운 느낌도 있다. 값은 비싼 편인데 점심마다 줄을 잇는 걸 보면 ‘제값’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모양이다. 1만5000원.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5길 5. 02-737-7444

3. 지호한방삼계탕
삼계탕 브랜드로 열심히 프랜차이즈사업을 벌이고 있는 곳. 서울 수도권을 중심으로 70여 개 점포망을 구축하고 있다. 녹각, 당귀, 하수오 등 한약재를 사용한 남성용 건강삼계탕이 인기가 높다. 탕 안에 한약재를 따로 넣은 팩은 건져내고 먹어야 한다. 건강삼계탕 1만3000원. 직영점 서울 은평구 서오릉로 222. 02-355-2110

4. 성너머집
뻘건 닭볶음탕도 더위를 쫓는 데 부족함이 없는 메뉴다. 커다란 감자가 들어간 닭볶음탕을 가마솥 장작불로 요리한다. 삼청동 뒤 숲 속에 위치해 도심 속의 오아시스라고 할만하다. 대중교통으로 접근하긴 불편하지만, 맛을 보고 나면 모든 게 용서가 된다. 첫째 셋째 일요일 휴무. 닭볶음탕 1인분 1만1000원. 2인부터 주문 가능. 서울 성북구 성북로31길 134. 02-764-8571

5. 진남포면옥
상호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원래는 평양냉면 전문점이다. 그래도 기름을 쪽 빼고 익혀낸 이북식 찜닭이 주특기로 소문난 곳이다. 찐 부추와 함께 겨자가 들어간 양념장에 찍어 먹는 맛이 특이하다. 물에 빠진 백숙이나 삼계탕보다 닭고기 고유의 풍미가 강하고 쫄깃하게 씹는 맛이 좋다. 찜닭 2만5000원. 서울 중구 다산로 108. 02-2252-2457



 

출처 : 청사초롱 7+8호

글: 유지상(음식칼럼니스트), 사진 : 청사초롱 박은경기자

 

※ 위 정보는 2015년 7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출처 : 고향으로 (그리스도의 향기)
글쓴이 : 이냐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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