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0일 연중 제15주일(마태 13, 1-23)
[한기호 신부]
오늘은 씨 뿌리는 자의 비유를 경청하는 주일. 복음에서 한 알의 씨앗은
바로 하느님의 말씀입니다.
씨앗이 뿌려지는 장소는 성서에서 길바닥. 돌밭. 덤불. 좋은 땅 등으로
나타나 있습니다만 바로 씨앗이 뿌려지는 장소는 우리의 마음 상태를 뜻
합니다.
씨는 모두 똑같이 성장하여 풍성한 결실을 맺을 능력이 있듯이 하느님의
말씀도 우리 안에서 생명을 가져다주는 그런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분은 말씀 자체이시고 살아 있는 힘이 있으며 어떤 쌍날칼보다도 더
날카로운 하느님의 말씀입니다.
다만 그 씨가 떨어지는 땅의 종류에 따라 그 땅이 돌밭이냐 가시덤불이냐
좋은 땅이냐에 따라 각각 다르게 제한을 받듯이 하느님의 말씀도 그 말씀
을 받아들이는 우리 각자의 마음 자세 여하에 따라 그 결과는 엄청난 차
이로 나타납니다.
우리 인간끼리 나누는 대화도 예외는 아닙니다.
대화의 가장 기본적인 바탕은 상대방의 말을 들어주는 자세에 있습니다.
말마디를 가지고 따지려 하지 않고 상대방이 하는 말의 뜻이 무엇인지
뭘 말하려고 하는지를 인내심을 갖고 들어줄 줄 아는데서 관심을 갖고
받아들이는데서 서로 마음이 통할 수 있고 우정이 깊어 질 수 있는 것입
니다.
또 대화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자세입니다.
매사를 부정적인 시각에서 보는 사람은 대화의 상대가 없어지고 맙니다.
하느님과의 대화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힘이 있고 좋은 말씀이라 해도 먼저 내 안에 마음의 문을 열고
받아들일 줄 하는 우리의 기본 노력이 선행되지 않을 때 우리의 귓전을
때리거나 스치고 지나갈 뿐입니다.
씨가 뿌려져 열매를 맺기 위해선 먼저 밭갈이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돌밭. 길바닥. 가시덤불의 상태에선 아무리 좋은 씨앗이라 해도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밭갈이가 되기 위해선 나를 부수고 마음을 열어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들
일 틈을 벌려야 합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들이는 우리의 마음가짐은 참으로 중요합니다.
진리에 대한 무관심, 구원에 대한 열망의 부족은 우리들 스스로 마음의
문을 닫아 버리게 합니다.
그러니 주님의 말씀이 내 마음의 돌밭에 뿌려질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바쁘다고 하는 것도 그렇고 내 위주의 방식대로 사는 것도 마찬가지입
니다.
우리 자신이 돌밭에 가시덤불에 뿌려진 씨일 뿐입니다.
영원한 생명의 말씀에 그야말로 삶의 모든 것을 걸었던 예수님과 그의
제자들은 어떻게 보면 흘러가버릴 것에 모든 것을 걸고 사는 사람들에게
는 마치 모든 것을 잃은 바보들처럼 보였겠지만 이들이야말로 무엇이 흘
러가는 것이며 흘러가지 않는 영원한 것인지를 깨달은 사람들이었습니다.
말씀에 대한 신념과 확신이 있었기에 이들은 하나같이 생명의 위협이나
박해에도 불구하고 모든 것을 버릴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또한 모든 것을 차지할 수가 있었던 분들이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씨 뿌리는 자의 비유를 들려주시는 주님 말씀에 귀 기울이면
서 우리 마음속에 있는 가시덤불을 제거할 결심을 가져야 돌들을 주어 내
고 단단한 내 마음을 부수어 트리고 하느님의 말씀을 좋은 땅에, 좋은 내
마음에 받아들일 수 있어야겠습니다.
성서의 말씀이 머리로만 알아듣고 그저 좋은 말씀이려니 정도로만 생각한
다면 이게 무슨 쌍날칼보다도 더 날카로운 힘 있는 말씀일 수 있겠습니까?
우리는 세례로서 하느님 구원계획에 불리움을 받고 동시 복음을 증거하며
살도록 소명을 받았음을 다시 한 번 마음에 새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진정 우리 안에 뿌려진 말씀의 씨앗이 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힘써야겠
습니다.
대화성당 김기성 다니엘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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