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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2016.06.08)

그리스도향기

by 로킴 2016. 6. 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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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6월 8일 연중 제10주간 수요일

독서 1열왕 18,20-39

그 무렵 아합 임금은 20 이스라엘의 모든 자손에게 사람을 보내어, 바알의 예언자들을 카르멜 산에 모이게 하였다.
21 엘리야가 온 백성 앞에 나서서 말하였다. “여러분은 언제까지 양다리를 걸치고 절뚝거릴 작정입니까? 주님께서 하느님이시라면 그분을 따르고, 바알이 하느님이라면 그를 따르십시오.” 그러나 백성은 엘리야에게 한마디도 대답하지 않았다.
22 엘리야가 백성에게 다시 말하였다. “주님의 예언자라고는 나 혼자 남았습니다. 그러나 바알의 예언자는 사백오십 명이나 됩니다. 23 이제 우리에게 황소 두 마리를 끌어다 주십시오.
그들에게 황소 한 마리를 골라 토막을 내어 장작 위에 올려놓고 불은 붙이지 말게 하십시오. 나도 다른 황소를 잡아 장작 위에 놓고 불은 붙이지 않겠습니다.
24 여러분은 여러분 신의 이름을 부르십시오. 나는 주님의 이름을 받들어 부르겠습니다. 그때에 불로 대답하는 신이 있으면, 그분이 바로 하느님이십니다.” 그러자 백성이 모두 “그것이 좋겠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25 엘리야가 바알의 예언자들에게 제안하였다. “당신들이 수가 많으니 황소 한 마리를 골라 먼저 준비하시오. 당신들 신의 이름을 부르시오. 그러나 불은 붙이지 마시오.”
26 그들은 자기들에게 주어진 황소를 데려다가 준비해 놓고는, 아침부터 한낮이 될 때까지 바알의 이름을 불렀다. “바알이시여, 저희에게 응답해 주십시오.” 그러나 아무 소리도 대답도 없었다. 그들은 절뚝거리며 자기들이 만든 제단을 돌았다.
27 한낮이 되자 엘리야가 그들을 놀리며 말하였다. “큰 소리로 불러 보시오. 바알은 신이지 않소. 다른 볼일을 보고 있는지, 자리를 비우거나 여행을 떠났는지, 아니면 잠이 들어 깨워야 할지 모르지 않소?”
28 그러자 그들은 더 큰 소리로 부르며, 자기들의 관습에 따라 피가 흐를 때까지 칼과 창으로 자기들 몸을 찔러 댔다.
29 한낮이 지나 곡식 제물을 바칠 때가 되기까지 그들은 예언 황홀경에 빠졌다. 그러나 아무 소리도 대답도 응답도 없었다. 30 그러자 엘리야가 온 백성에게 “이리 다가오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백성이 모두 다가오자 그는 무너진 주님의 제단을 고쳐 쌓았다. 31 엘리야는, 일찍이 “너의 이름은 이스라엘이다.”라는 주님의 말씀이 내린 야곱의 자손들 지파 수대로 돌을 열두 개 가져왔다.
32 엘리야는 그 돌들을 가지고 주님의 이름으로 제단을 쌓았다. 그리고 제단 둘레에는 곡식 두 스아가 들어갈 만한 도랑을 팠다. 33 그는 장작을 쌓은 다음, 황소를 토막 내어 장작 위에 올려놓았다.
34 그러고 나서, “물을 네 항아리에 가득 채워다가 번제물과 장작 위에 쏟으시오.” 하고 일렀다. 그런 다음에 그는 “두 번째도 그렇게 하시오.” 하고 말하였다. 그들이 두 번째도 그렇게 하자, 엘리야는 다시 “세 번째도 그렇게 하시오.” 하고 일렀다. 그들이 세 번째도 그렇게 하였을 때, 35 물이 제단 둘레로 넘쳐흐르고 도랑에도 가득 찼다.
36 곡식 제물을 바칠 때가 되자 엘리야 예언자가 앞으로 나서서 말하였다. “아브라함과 이사악과 이스라엘의 하느님이신 주님, 당신께서 이스라엘의 하느님이시고 제가 당신의 종이며, 당신의 말씀에 따라 제가 이 모든 일을 하였음을 오늘 저들이 알게 해 주십시오. 37 저에게 대답하여 주십시오, 주님! 저에게 대답하여 주십시오. 그리하여 주님, 이 백성이 당신이야말로 하느님이시며, 바로 당신께서 그들의 마음을 돌이키게 하셨음을 알게 해 주십시오.”
38 그러자 주님의 불길이 내려와, 번제물과 장작과 돌과 먼지를 삼켜 버리고 도랑에 있던 물도 핥아 버렸다. 39 온 백성이 이것을 보고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려 부르짖었다. “주님이야말로 하느님이십니다. 주님이야말로 하느님이십니다.”


복음 마태 5,17-19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17 “내가 율법이나 예언서들을 폐지하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마라. 폐지하러 온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완성하러 왔다.
18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하늘과 땅이 없어지기 전에는, 모든 것이 이루어질 때까지 율법에서 한 자 한 획도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19 그러므로 이 계명들 가운데에서 가장 작은 것 하나라도 어기고 또 사람들을 그렇게 가르치는 자는 하늘 나라에서 가장 작은 자라고 불릴 것이다. 그러나 스스로 지키고 또 그렇게 가르치는 이는 하늘 나라에서 큰사람이라고 불릴 것이다.”



어떤 신부님과의 대화중에 한 자매님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 자매님께서는 신부님께 이렇게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하느님께서 제게 벌을 주셨어요. 처음에는 이 벌을 받아들이기가 힘들었어요. 다른 사람에 비해서 제가 그리 나쁜 사람은 아니라고만 생각하는데, 내게 이렇게 벌을 주셨으니 말입니다. 그런데 성당에서 울면서 기도하다가 그럴만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미사참례도 종종 빠졌고, 기도도 잘 하지 않았고, 다른 사람을 미워하고 판단한 적도 많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제게 벌을 주신 거예요.”

이런 생각을 가지고 계신 자매님 스스로가 받았다고 생각하는 벌은 암이었습니다. 그리고 하느님께 벌을 받은 것이어서 치료를 받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충분히 치료될 수 있는 암 초기인데도 말입니다. 그래서 벌을 거두어달라고 기도만 하신다는 것입니다.

지금의 어렵고 힘든 상황을 자기 자신에게 원인이 있음으로 보았다는 사실은 문제의 해결에 있어서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 벌을 주신 것이라는 생각은 조금 너무 지나친 것이 아닐까 싶더군요. 하느님과 비교할 때 우리는 정말로 작은 개미처럼 미약한 존재에 불과할 것입니다. 이렇게 작은 존재가 과연 전지전능하신 하느님의 뜻을 훤히 다 알 수 있을까요?

어쩌면 내 자신에게 잘못한 사람에게 복수하려는 인간의 잔인한 모습을 하느님께 뒤집어씌우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하느님께서는 자신에게 조그마한 잘못을 했다고 일일이 혼을 내시는 그렇게 쫀쫀한 분이 아닙니다. 따라서 자신의 생각과 뜻이 마치 하느님의 생각과 뜻이라고 착각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주님께서 겸손한 마음을 강조하셨던 것 역시 이런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즉, 자신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는 겸손이 필요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율법이나 예언서들을 폐지하러 온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완성하러 왔다고 하십니다. 당시 예수님의 말씀과 행동은 무척이나 파격적이었지요.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제까지의 모든 율법이나 예언서들을 폐지하고 새로운 것을 만드실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가장 근본적인 것을 들추셨던 것입니다. 바로 하느님의 아버지의 큰 사랑을 보여주는데 집중하셨던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도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이 땅에 세우시는데 최선을 다하셨습니다. 그런데 우리들은 왜 내 뜻을 내세우면서 하느님을 잘못된 분으로 만들고 있나요? 철저히 하느님께 의탁하는 자의 모습은 기도만 하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해야 하고 할 수 있는 것들을 열심히 행하면서 기도하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인생은 이 세상에서 딱 한 번 살 수 있는 것. 내가 베풀 수 있는 친절과 내가 할 수 있는 선행이 있다면 지금 즉시 하리라. 다시는 그런 기회를 잡을 수 없을지도 모르므로...(‘위대한 도착’에서).


어떤 길로 가야할까요?


거울에 비친 나

개 한 마리가 어떤 방에 들어갔다가 그만 갇히고 말았다. 그 방은 사방에 거울이 붙어 있는 방이었다. 개는 방 가운데 앉아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리곤 자기 주위를 둘러싼 개들 때문에 혼란스러워하며 날카로운 이를 드러내고 으르렁댔다. 그와 동시에 사방에 있는 개들이 하나같이 사나운 이를 드러내 보이며 으르렁댔다. 개는 두려움을 느끼고 움찔하여 바로 옆에 있는 개를 향해 짖었다. 그러자 그 개도 같이 짖었다. 그리고 다른 개들도 따라서 짖었다. 개는 너무 흥분한 나머지 다른 개들은 가만히 있고 자기만 짖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채지 못했다.

사방에 사나운 개들이 자신을 에워싸고 있다고 생각한 개는 무작정 달리기 시작했다. 천천히 달려도 다른 개들이 계속 따라오고, 빨리 달려도 다른 개들이 바짝 따라붙어서 도저히 따돌릴 수가 없었다. 순간 두려움에 사로잡힌 개는 쫓아오는 다른 개들을 따돌리려고 필사적으로 달렸다. 그렇게 끊임없이 제자리를 뛰어다니던 개는 결국 방 한가운데 쓰러져 죽고 말았다. 그러나 거울에 비친 자기의 모습 이외에 개를 쫓아온 것은 아무도 없었다.

인도 우화의 내용입니다. 자기중심적인 사람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보여주는 우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다른 이들을 통해 위험 속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 쫓기고 있는 현대인의 모습에 경고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우화에 나오는 개처럼 ‘거울의 방’에 갇혀 외부 세계와 인연을 끊고, 자기중심주의에 빠지지 않아야 합니다. 그보다는 거울을 과감하게 깨뜨려서 밖으로 나올 수 있는 용기와 지혜가 필요합니다.


신나게 웃는 오늘이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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