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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2016.06.06)

그리스도향기

by 로킴 2016. 6. 6.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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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6월 6일 연중 제10주간 월요일

독서 1열왕 17,1-6

그 무렵 1 길앗의 티스베에 사는 티스베 사람 엘리야가 아합에게 말하였다. “내가 섬기는, 살아 계신 주 이스라엘의 하느님을 두고 맹세합니다. 내 말이 있기 전에는 앞으로 몇 해 동안 이슬도 비도 내리지 않을 것입니다.”
2 주님의 말씀이 엘리야에게 내렸다. 3 “이곳을 떠나 동쪽으로 가, 요르단 강 동쪽에 있는 크릿 시내에서 숨어 지내라. 4 물은 그 시내에서 마셔라. 그리고 내가 까마귀들에게 명령하여 거기에서 너에게 먹을 것을 주도록 하겠다.”
5 엘리야는 주님의 말씀대로 요르단 강 동쪽에 있는 크릿 시내로 가서 머물렀다. 6 까마귀들이 그에게 아침에도 빵과 고기를 날라 왔고, 저녁에도 빵과 고기를 날라 왔다. 그리고 그는 시내에서 물을 마셨다.


복음 마태 5,1-12

그때에 1 예수님께서는 군중을 보시고 산으로 오르셨다. 그분께서 자리에 앉으시자 제자들이 그분께 다가왔다. 2 예수님께서 입을 여시어 그들을 이렇게 가르치셨다.
3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4 행복하여라, 슬퍼하는 사람들! 그들은 위로를 받을 것이다.
5 행복하여라, 온유한 사람들! 그들은 땅을 차지할 것이다.
6 행복하여라, 의로움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들! 그들은 흡족해질 것이다.
7 행복하여라, 자비로운 사람들! 그들은 자비를 입을 것이다.
8 행복하여라,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을 볼 것이다.
9 행복하여라, 평화를 이루는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의 자녀라 불릴 것이다.
10 행복하여라, 의로움 때문에 박해를 받는 사람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11 사람들이 나 때문에 너희를 모욕하고 박해하며, 너희를 거슬러 거짓으로 온갖 사악한 말을 하면, 너희는 행복하다! 12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너희가 하늘에서 받을 상이 크다. 사실 너희에 앞서 예언자들도 그렇게 박해를 받았다.”



지난달에 있었던 일 하나가 떠올려집니다. 오후에 제가 키우는 개들과 산책을 한 뒤에 사제관으로 올라가는데 어떤 순례객이 저를 보고 있는 것입니다. 눈이 마주쳐서 저는 반갑게 인사를 했습니다. 그런데 이 분께서는 제게 이렇게 말씀을 하십니다.

“혹시 성지담당 신부님이세요?”

저는 “네. 맞습니다. 올해 이곳에 오게 된 조명연 마태오 신부입니다.”라고 소개를 했습니다. 그러자 이분께서는 “그래요? 제가 이곳 성지에 자주 오는데 이제까지 계셨던 성지신부님과 달리 아주 젊으신 신부님께서 성지에 오셨네요.”라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솔직히 제가 그리 늙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아주 젊은 신부도 아닙니다. 또 이제까지 성지에 계셨던 저를 제외한 역대 5명의 신부들 중에서 저보다 나이가 많은 분은 딱 한 명밖에 없었지요(이 신부님이 계셨을 때의 나이를 생각하면 지금의 제 나이보다도 훨씬 젊었을 때입니다). 그런데도 저를 전임 신부들보다 젊다고 말씀해주시니 기분이 좋아지는 것입니다.

기분이 좋아진 저는 “감사합니다. 저 정말로 젊습니다.”라고 대답을 하면서 옆을 지나가는데 이분이 제 얼굴을 빤히 보시더니 이렇게 다시 말씀하세요.

“신부님, 가까이서 보니까 꽤 늙으셨네요.”

이때의 기분은 어떠했을까요? 여전히 기분이 좋았을까요? 기분이 팍 상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좋은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기분이 좋아지고, 안 좋아지는 상태로 변하는데 얼마나 걸렸을까요?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아주 짧은 몇 초의 시간으로도 충분했다는 것이지요.

행복도 이런 것이 아닐까요? 오랜 시간의 정성과 노력을 통해서 얻게 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일상의 삶 안에서도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 행복인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들은 그 행복을 소유하는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종종 강의를 나가서 “미래의 꿈이 어떻게 되세요?”라고 물으면 몇몇 분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행복하게 사는 것이 제 꿈입니다.”

세상이 주는 행복을 가지려는 생각 때문은 아닐까요? 셀 수 없는 수많은 돈, 사람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는 명예, 사람들을 벌벌 떨게 할 수 있는 권력 등의 세상의 행복만을 추구하다보니 갖기 힘든 것으로 생각되고 그래서 아직은 가질 수 없는 미래의 꿈이 되고 마는 것입니다. 그러나 주님께서 주신 행복은 그런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보다는 지금 얻을 수 있는 것, 그래서 지금 기쁘다고 환하게 웃을 수 있는 행복인 것입니다.

오늘 주님께서는 행복에 대한 말씀을 전해주십니다. 세상이 주는 행복이 아니라, 주님께서 주시는 행복을 말씀하신 것입니다. 그 행복을 얻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행복이란 자신에 국한되지 않은 다른 무언가를 사랑하는 데에서 싹트는 것이다(윌리엄 조지 조던).


행복선언성당입니다.


다섯 가지 질문

'인도의 시성' 타고르는 자기관리에 대해 엄격하기로 유명합니다. 그런 그에게는 다섯 명의 제자가 있었습니다. 어느 날 제자들이 스승인 타고르에게 물었습니다.

“스승님 어떤 사람이 인생의 승리자입니까?”

타고르는 “자기를 이기는 사람이다.”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한 제자가 다시 물었습니다.

“자기를 이기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잠시 침묵이 흐른 뒤 타고르는 제자들에게 말했습니다.

“첫 번째, 오늘은 어떻게 지냈는가? 두 번째, 오늘은 어디에 갔었는가? 세 번째, 오늘은 어떤 사람을 만났는가? 네 번째, 오늘은 무엇을 하였는가? 다섯 번째, 오늘은 무엇을 잊어버렸는가?”

“너희는 자신에게 매일 다섯 가지를 질문하여라. 이것이 자기를 이기게 하고 인생을 살리게 하는 질문이다.”

나를 관리하는 것,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시간의 흐름에 나를 맡기는 것이 아니라, 매일 나를 돌아보면서 더 나은 나를 만들며 살아갈 때 더욱 더 의미 있는 삶이 아닐까요? 그리고 주님께서도 그런 나를 원하실 것입니다.


행복선언성당의 내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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