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칸(프랑스)ㅣ특별취재팀] 발걸음은 가벼웠다. 간간히 손을 흔들었고, 우아한 미소를 지었다. 어깨를 돌려 뒤를 보는 여유도 과시했다. 생애 첫 레드카펫, 이날 만큼은 전지현이 칸의 주인공이었다.
'아시아 스타' 전지현이 칸을 뒤흔들었다. 15일(현지시간) 저녁 7시 뤼미에르 극장에서 열린 비경쟁 장편 '더 아티스트'(프랑스·미셀 하자나비시우스) 레드카펫에 참석한 것. 한국배우 중 이날 레드카펫에 초대된 스타는 전지현이 유일했다.
전지현은 여유가 넘쳤다. 첫 레드카펫이라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 칸의 규모에 전혀 주눅들지 않았다. 쭈삣거림없이 환호에 답하고, 머뭇거림없이 플래쉬에 반응했다. 그렇게 칸을 즐기고, 또 즐겼다.
"여유있는 레드카펫, 칸을 압도하다"
할리우드 스타급의 매너가 돋보였다. 의전차량에서 내리자 마자 등 뒤 펜스 쪽으로 몸을 돌려 인사했다. 영어 이름인 '지아나'(Giana)를 외치는 팬들에겐 밝은 미소로 감사를 표했다.
레드카펫에선 플래쉬를 만끽했다. "지아나 전이 왔다"는 사회자의 소개가 끝나자 느린 걸음으로 뤼미에르 대극장을 향했다. 다섯 걸음에 한번 씩 멈춰 레드카펫 사진 기자단을 향해 포즈를 취했다.
레드카펫 포토그래퍼로 활약하는 이탈리아 출신 사진기자 니콜라는 "지아나가 칸을 처음 방문한 게 맞냐"면서 "첫 레드카펫에서 저렇게 여유 넘치는 한국배우는 처음이다. 대단한 심장을 가진 것 같다"고 극찬했다.
"칸의 여신, 섹시미와 청순미의 공존"
스타일에서도 압도했다. 전지현이 선택한 드레스는 '랄프로렌'의 슬리브리스 롱드레스. 서구적인 몸매를 강조하기에 최선이었다. 타이트한 핏은 군더더기 없는 전지현의 실루엣을 부각시켰고, 깊게 파인 V라인은 가슴선과 쇄골뼈를 돋보이게 만들었다.
동양적인 매력을 전하기도 했다. 살색에 가까운 페일 피치색 드레스를 택해 은은한 멋을 풍긴 것. 깨끗한 얼굴을 살리기 위해 액세서리를 최대한 자제했다. 대신 장미 모양 귀걸이와 팔찌, 클러치백으로 포인트를 줬다. 고급스러운 마무리였다.
"전지현 vs 리빙빙, 韓中대결, 승자는?"
이날 레드카펫에는 중국 출신 배우들이 대거 출동해 전지현과 韓中 맞대결을 펼쳤다. 영화 '설화와 비밀의 부채'에 동반 출연한 리빙빙을 포함, 판빙빙, 탕웨이 등이 레드카펫에 섰다.
드레스 반응은 전지현의 판정승. 청순과 섹시의 공존이 전지현의 매력을 돋보이게 했다. 반면 리빙빙은 몸매를 실종시킨 과한 드레스로 혹평을 받았다. 판빙빙은 화려했지만 세련미가 없었다는 평가. 탕웨이는 레드카펫보다 일상에 어울리는 원피스를 택했다.
매너는 판빙빙과 전지현의 우세였다. 둘다 여유있는 걸음으로 팬들과 기자의 시선을 한몸에 받았다. 리빙빙은 손키스를 날렸지만 허둥되는 모습이 아쉬웠다. 탕웨이는 너무 조용히 입장해 존재감없이 사라졌다.
<칸영화제 특별취재팀>글,사진 제공=디스패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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