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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2016.05.29)

그리스도향기

by 로킴 2016. 5. 29.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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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5월 29일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

제1독서 창세 14,18-20

그 무렵 18 살렘 임금 멜키체덱이 빵과 포도주를 가지고 나왔다. 그는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의 사제였다. 19 그는 아브람에게 축복하며 이렇게 말하였다. “하늘과 땅을 지으신 분,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께 아브람은 복을 받으리라. 20 적들을 그대 손에 넘겨주신 분,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께서는 찬미받으소서.”
아브람은 그 모든 것의 십분의 일을 그에게 주었다.


제2독서 1코린 11,23-26

형제 여러분, 23 나는 주님에게서 받은 것을 여러분에게도 전해 주었습니다. 곧 주 예수님께서는 잡히시던 날 밤에 빵을 들고 24 감사를 드리신 다음, 그것을 떼어 주시며 말씀하셨습니다. “이는 너희를 위한 내 몸이다. 너희는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
25 또 만찬을 드신 뒤에 같은 모양으로 잔을 들어 말씀하셨습니다. “이 잔은 내 피로 맺는 새 계약이다. 너희는 이 잔을 마실 때마다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
26 사실 주님께서 오실 때까지, 여러분은 이 빵을 먹고 이 잔을 마실 적마다 주님의 죽음을 전하는 것입니다.


복음 루카 9,11ㄴ-17

그때에 예수님께서 군중에게 11 하느님 나라에 관하여 말씀해 주시고 필요한 이들에게는 병을 고쳐 주셨다. 12 날이 저물기 시작하자 열두 제자가 예수님께 다가와 말하였다. “군중을 돌려보내시어, 주변 마을이나 촌락으로 가서 잠자리와 음식을 구하게 하십시오. 우리가 있는 이곳은 황량한 곳입니다.” 13 예수님께서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 하시니, 제자들은 “저희가 가서 이 모든 백성을 위하여 양식을 사 오지 않는 한, 저희에게는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밖에 없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14 사실 장정만도 오천 명가량이나 되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이르셨다. “대충 쉰 명씩 떼를 지어 자리를 잡게 하여라.” 15 제자들이 그렇게 하여 모두 자리를 잡았다. 16 예수님께서는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손에 들고 하늘을 우러러 그것들을 축복하신 다음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며, 군중에게 나누어 주도록 하셨다.
17 사람들은 모두 배불리 먹었다. 그리고 남은 조각을 모으니 열두 광주리나 되었다.



일본의 시인이자 동화 작가인 미야자와 겐지가 교사였을 때, 학생 중에 종종 백지로 답안을 제출하더랍니다. 답을 전혀 모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백지로 답안을 제출했겠지요. 어쩌면 반항심을 가지고 그럴 수도 있고요. 아무튼 이렇게 백지로 답안을 제출한 학생에게 어떤 점수를 주었을까요? 빵점일까요? 아니었습니다. 그는 아무리 백지 답안을 냈다고 해도 절대로 빵점을 주지 않았습니다. 이름만 써도 20점을 주었지요. 사람들이 아무것도 쓰지 않았는데 왜 점수를 주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비록 아무것도 할 수 없어도 빵점짜리 존재는 세상에 없기 때문입니다.”

존재 자체로 의미가 있다는 말이지요. 형편없어 보이고 도무지 쓸데란 없는 것처럼 보여도 존재 자체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습니다.

지난달에 태어난 지 두 달밖에 되지 않은 강아지를 분양받았습니다. 얼마나 귀여웠는지 모릅니다. 어색하게 걷고 뛰는 모습만 보아도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제게 달려와서 같이 놀아달라고 낑낑대는 것도 예뻐 보였습니다. 그런데 이 강아지가 실제로 눈에 보이는 어떤 도움을 준 것은 없습니다. 나가서 돈을 벌어오지도 못합니다. 그리고 저 대신에 부엌에 가서 밥을 하지도 못합니다. 그렇다고 집안 청소를 깨끗이 할까요? 아닙니다. 그냥 제가 다 해줍니다. 밥도 제가 주고, 개장 청소도 제가 해줍니다. 정기적으로 주사도 놔주어야 하고, 회충약이나 사상충약 등도 잊지 않고 먹여야 합니다. 이렇게 개를 키우다보니 일이 훨씬 많아졌습니다. 그런데도 있음 자체로 저의 기분이 좋아지고 행복합니다.

존재 자체의 의미가 얼마나 큰지를 알 수 있습니다. 주님께서도 그렇지 않을까요? 우리가 주님께 드릴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습니까?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냥 우리의 존재 자체를 좋아하시는 주님이시기에 아무것도 드리지 못하지만 사랑해주시고 함께 해주시는 것입니다.

오늘 제자들은 “너희가 먹을 것을 주어라.”는 주님의 말씀에 커다란 난관에 빠집니다. 장정만도 5천 명인 사람들을 어떻게 다 먹일 수 있으며, 근본적으로 그 많은 음식을 어디서 사오고 어디서 날라 올 것인가 라는 문제이지요. 결정적으로 이 모든 것을 구입할 돈을 어디서 구해 오냐는 문제에서 그들은 앞이 캄캄함을 느꼈을 것입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돈이 아닌 다른 수단을 찾으셨던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먼저 대충 쉰 명씩 떼를 지어 자리를 잡게 했습니다. 그리고는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축복하신 다음 제자들에게 주시면서 군중들에게 나누어 주도록 하십니다. 그 결과 모두가 배불리 먹고도 남은 조각이 열두 광주리나 될 정도로 차고 남았음을 전해줍니다. 당시의 사람들이 한 끼 식사로 먹는 빵의 양은 3개 정도라고 합니다. 사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것은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뿐이었기에 너무나도 부족한 양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정도의 양이라도 주님께는 충분하셨습니다.

우리는 많은 능력과 재주가 있어야 하느님의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봉헌을 할 때에도 많은 재물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생각하지요. 그러나 그렇지 않다는 것을 오늘 빵의 기적을 통해서 깨닫습니다. 조금의 재물이라도, 또 부족한 능력과 재주라도, 아니 어쩌면 앞서 말씀드렸듯이 우리의 존재 그 자체만이라도 주님 앞에 내어놓았을 때 생각지 못했던 커다란 은총과 축복이 다가온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십니다.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을 지내는 오늘, 나의 존재 안에서 이루어지는 빵의 기적을 체험하셨으면 합니다. 이를 위해 부족한 나라도 기쁘게 봉헌할 수 있어야 합니다.

성공한 사람의 하루는 25시간, 실패한 사람의 하루는 23시간이다. 인생을 어떻게 살았느냐는 하루 24시간을 어떻게 살았냐에 결정된다(김난도).


어제 특강 전의 찬양. J-Fam입니다.


실패와 성공

어떤 분이 장사를 의욕 넘치게 시작했지만 몇 년 하지 못하고 가게를 접을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수입보다 지출이 많아서 도저히 운영을 할 수 없었던 것이지요. 그는 자신의 실패에 대해서 이렇게 말합니다.

“요즘 너무 경기가 너무 안 좋아서 어쩔 수 없었어. 가게 위치가 좋지 않았던 것도 있었고. 나는 너무 운이 없어.”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은 다음에 또 다른 장사를 해도 망할 수밖에 없습니다. 솔직히 요즘 경기가 안 좋다고 하지만 장사가 잘 되는 가게가 아예 없는 것이 아니지요. 또한 가게 위치를 제대로 찾기가 힘들 정도로 구석에 위치하고 있어도 사람이 미어터질 정도로 잘 되는 곳도 많습니다.

그런데 “이번의 실패는 이런 부분들을 내가 잘못해서 그래.”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 사람은 자신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음번에는 분명히 좋은 결과를 얻게 될 것입니다. 물론 스스로 성찰을 잘한다고 해도 꼭 성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그 가능성은 하지 않는 것보다 훨씬 높다는 것이지요.

사업에서만 해당되는 말이 아닙니다. 우리의 삶 안에서도 스스로 성찰하지 않는다면 계속해서 겪고 싶지 않은 실패의 삶을 반복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사람과의 관계 안에서, 일에서의 모습 안에서, 기타 등등의 모든 곳 안에서 내 자신에게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나의 어떤 모습을 바꿔야 할지를 계속해서 성찰했을 때 분명히 지금보다 더 좋은 상황으로 변화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 성모성월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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