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와 식습관, 어떤 관계가 있나
건강한 성인의 피부는 약산성(pH 5~7)을 띤다. 피부 산도는 피부 건강의 주요 지표 중 하나다. 피부의 가장 바깥에는 각종 세균과 오염물질을 방어하고 피부 수분을 약 30%대로 유지시키는 데 필요한 각질층인 피부장벽이 있는데, 약산성을 띠지 않으면 이 피부장벽이 건강하게 유지되지 못한다.
경희대학교 동서의학대학원 의학영양학과 조윤희 교수는 “아토피피부염이나 여드름 등이 있어 피부가 건강하지 못한 사람은 대부분 피부가 약산성이 아닌 약알칼리성”이라며 “피부 산도 유지는 피부질환을 예방하고, 건강한 피부를 유지하는 데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피부 산도 유지에는 식습관이 큰 영향을 미친다. 최근에는 식습관 피부의 산도(pH)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가 최근 한국식품영양학회지에 게재됐다. 조윤희 교수팀이 피부질환이 없는 서울·경기 거주자 30~59세 성인 48명을 대상으로 식이습관과 피부 산도를 측정했다.
식이습관은 ▲당류, 어패류, 유지류 섭취가 높은 패턴 ▲육류, 우유 및 유제품, 조미료 및 향신료 섭취가 높은 패턴 ▲곡류, 감자 및 녹말, 채소류의 섭취가 높은 패턴 ▲난류, 해조류 섭취가 높고 음료 및 주류 섭취가 낮은 패턴 ▲견과류, 과일류 섭취가 높고 음료 및 주류 섭취가 낮은 패턴의 총 5가지 패턴으로 나뉘었다.
그 결과, 견과류·과일류 섭취가 높고 음료·주류 섭취가 낮은 식사 패턴의 점수가 높은 사람들일수록 피부 산도가 낮았다. 또한 논문에 따르면 칼륨, 비타민A, 베타카로틴, 리보플라빈, 비타민C 섭취가 피부 산도를 낮추는 핵심적인 영양소로 추측됐다.
중요 영양소
견과류와 과일류 외에도 피부 산도(pH)를 낮춰, 건강한 피부 유지에 도
움을 주는 영양소와 해당 영양소가 풍부한 식품을 알아보자.
1. 칼륨
곶감, 볶은 땅콩, 고춧잎 등에 많음
2. 비타민A
난황(달걀노른자), 쑥갓, 당근 등에 많음
3. 베타카로틴
당근, 시금치, 다시마 등에 많음
4. 리보플라빈(비타민B2)
우유, 고등어, 돼지고기 등에 많음
5. 비타민C
오렌지 주스, 시금치, 풋고추 등에 많음
견과·과일, 피지 분비 억제하고 자외선 손상 막아줘
피부 산도를 낮추려면 견과류와 과일류 섭취가 많아야 한다. 견과류나 과일류가 피부 산도를 낮춰주는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과일류 식품에는 비타민C 같은 항산화 비타민이 많다.항산화 비타민은 피지샘의 활동을 줄여주고, 피지 분비를 억제한다. 피지가 과다 분비되면 모공을 막아 여드름을 유발한다. 또한 분비된 피지가 산화되면 염기성을 띠어, 피부 산도도 높아질 수 있다.
자외선은 피부 색소침착과 주름, 건조함, 모세혈관확장증 등을 유발해 피부를 손상시킬 뿐 아니라 피부 산도 역시 높인다. 조윤희 교수는 “견과류와 과일류 섭취가 광노화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고 피부 산도 상승을 억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잣, 호두, 피스타치오, 아몬드 같은 견과류에는 오메가3 지방산(불포화지방산)이 많이 들어있다. 오메가3지방산이 우리 몸에 들어오면 자외선으로 피부가 손상될 위험을 낮춰준다. 실제로 영국 맨체스터대학 레슬리 E 로데스 박사 연구팀은 22~60세의 건강한 여성 79명을 대상으로 오메가3지방산을 섭취시키는 실험을 했다. 참가자들은 매일 5g의 오메가3보충제를 먹었으며, 특수한 조명기구를 통해 8~15분간 햇빛을 쬐었다. 그 결과, 참가자들은 자외선에 대한 피부면역력이 50% 정도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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