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7일 연중 제7주간 화요일(마르 9,30-37)김기성 다니엘 신부
[이철희신부]
우리는 아무도 살아본 적이 없는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우리보다 앞서 살았던 사람들이 기록으로 남겨주었거나 말로 전해주었어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다른 사람들의 생활일 뿐 나의 생활은 아닙니다.
물론 나의 생활이 아니라고 해서 내가 지금 살아가는 세상이 전혀 다른 것은
물론 아닙니다.
그리고 내가 현재 겪고 있는 일들이 세상 창조 이래 처음 일어난 일도 아닐
것입니다.
그러므로 힘든 일이 있다고 해서 굳이 실망할 일도 없고, 기쁜 일이 있다고
해서 그 기쁨이 영원히 갈 것처럼 반길 일도 아닐 것입니다.
현실에서 성실하게 지내는 것이 잘못된 일은 물론 아닙니다.
그런 세상에서 우리가 가져야 할 자세는 어떤 것이 옳은지 오늘 집회서 말씀
은 우리에게 몇 가지 자세를 이야기합니다.
하느님을 알고 그분의 뜻을 실천한다고 해서 온갖 어려움이 우리를 피해가지
는 않습니다.
느끼는 사람에 따라서 약간의 차이는 있습니다만, 어려움이 우리를 더 많이
괴롭힌다고 말을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내가 하느님만 몰랐더라면, 이걸 그냥 확....'하는 말을
합니다.
뚜렷이 할 행동의 방향도 정해놓지 않았으면서도 하느님을 부담스럽게 생각
하고 그분의 뜻을 이야기하는 신앙을 거추장스럽게 생각하는 행동입니다.
그렇게 하느님을 탓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는 세상에서 어떤 것이 올바른
자세인지 질문하는 것은 어리석은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어리석은 응답의 하나가 '네가 주님을 신뢰하면 주님께서 너를
보살펴주시리라'는 말씀으로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오늘 이 자리에 모이신 여러분들은 모두 하느님의 뜻을 먼저 생각하는 분들
일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현실에 대한 판단은 접어두더라도 집회서 저자가 알아들은
하느님에 대한 태도가 나의 생활에는 얼마나 자리하고 있는지 살필 수 있어
야 합니다.
다른 사람보다 앞서고, 다른 사람보다 높은 위치에 올라서는 것이 '성공이고
행복'이라고 가르치는 세상에서 '첫째 자리를 포기하고 꼴찌 자리로 내려앉는
일'은 아무나 하지 못하는 일입니다.
우리가 특별한 목적과 의도 없이 행하는 말과 행동이 다른 사람들의 삶에 큰
영향을 줄 수도 있는 일입니다.
어떤 사람이 길을 가다가 '당신에게 좋은 일이 있을 것입니다'라고 써 붙인
간판을 보았답니다.
그리고 그 사람은 항상 비관적으로만 생각하고 살아가던 자신의 모습을 새삼
스레 발견하고 자신과 가족에게 뜻있는 일을 하기로 마음먹었다는 소리도 있
습니다.
목재소 주인이 그런 의도를 담고 간판을 만들었는지는 모를 일이지만, 이런
작은 행동들이 하나 둘 모여서 힘든 세상에서 버텨 나가는데 도움을 줄 수도
있는 것입니다.
이 자리에 앉으신 여러분은 오늘 다른 사람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행동을
무엇을 하셨습니까?
잠시 마음을 돌이켜 우리의 부족한 삶을 돌아볼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대화성당 김다니엘신부의 강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