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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4일 토요일 성 마티아 사도 축일(요한 15,9-17)김기성 다니엘 신부
[정호 신부]
열 두 제자.
열 두 제자는 주님을 배신한 유다의 공백으로 하나의 빈틈을 보이고, 그 틈을
제자들은 하느님의 도우심으로 채우려 한다.
누군가를 대신한다는 것, 그것은 그리 유쾌한 일은 아니다.
그것도 상처 입은 빈자리에 대신 들어간다는 것은 더욱 그러하다.
유다의 빈자리.
그리스도를 배신한 사람의 자리.
그래서 모든 사도들의 마음에 구멍을 내어버린 자리에 조용히 한 사람이 들어
선다.
마티아.
하느님의 선택이라는 제비를 뽑고 사도들 사이로 들어선다.
그가 채워야 하는 공백은 유다의 기억을 가지고 있는 자리이다.
평생에 유다를 대신한 사도라는 이름을 가지고 살 자리이다.
주님을 배신한 자의 빈자리는 그렇게 우리에게 선입견으로 자리한다.
하지만 그는 모든 제자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처음으로 만나던 순간부터 승천의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 한 사람이었다.
어떻게 사랑이 이 세상에 드러났고, 진행되었으며, 마무리 되었는가를 본 사람이
었다.
예수님의 선택의 사도는 아니었으나, 그의 발걸음은 그분의 뒤를 따르는 제자였
음에는 틀림없다.
숨가쁘게 진행되는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따라 다니던 성서의 글 사이에 숨어있
던 제자였던 것이다.
이제 그들의 동료들의 증언으로 그는 하느님 앞에 드러나게 되고, 하느님의 선택
으로 사도들의 대열에 들어서게 된다.
그런 그의 숨은 하느님 사랑이 유다의 빈자리를 메운다.
예수님을 떠남으로써 하느님 사랑을 저버리고, 그 스스로의 목숨을 끊음으로써
사람의 존귀함에 대한 판단으로 자신조차 버린 유다의 완전한 공백을 끊임없는,
그리고 소리 없는 주님의 따름으로 삶을 살던 한 사람의 사랑이 메우게 된 것이다.
그가 전에 어떻게 살았는지, 전혀 찾을 수 없지만, 그의 삶에 관한 사도들의 증언
은 그의 변함없고 질긴 사랑을 드러낸다.
그렇게 사랑으로 주님 사도의 한 축이 또다시 완성된다.
어떤 이는 하느님께 선택받는다지만 또 어떤 이는 하느님을 따라 살기도 한다.
선택과 따름의 차이는 사람에게 큰 차이를 느끼게 하지만, 사실 그 모두 속에는
'사랑'이라는 하나의 주제로 일치하게 된다.
사도들이 전해야 할 사명도 사랑이며, 제자들이 따르고 살아가는 주제도 '사랑'
이기 때문이다.
그 모두가 주님의 삶에서 드러났으며 주님의 사도들에게서도 주님의 제자들에게
서도 드러났다.
마티아의 사도직은 우리에겐 아주 큰 변화이지만, 사실 그 속에 있는 것은 한결
같다.
그가 사도가 되어 살아가야 할 삶은 이미 살고 있던 삶과 다름이 없다는 말이다.
그래서 그의 삶은 이미 사도의 삶이었으며, 사랑의 삶이었다.
그것이 유다의 공백을 메워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며 완전한 방법이었다.
필요한 것은 사랑이다.
그것만이 모든 결함을 메우고, 그것만이 모든 것을 채워준다.
그리고 주님의 사랑을 전하건, 살아가건 우리는 모두 주님 곁에 하나가 되어 있
다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이 주님이 바라던 바이기도 하다.
대화성당 김다니엘신부의 강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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