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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5일 부활 제6주간 목요일(요한 16,16-20) 김기성 다니엘 신부

그리스도향기

by 로킴 2005. 5. 5.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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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5일 부활 제6주간 목요일(요한 16,16-20) 김기성 다니엘 신부 [오상선 신부] <인생은 미완성 쓰다가 마는 편지 그래도 우리는 아름답게 써가야 해 사랑은 미완성 그리다 마는 그림(부르다 마는 노래) 그래도 우리는 아름답게 그려야 해 사람아 사람아 우린 모두 나그넨 걸그리운 사람끼리 가슴깊이 새기고 살자.> 가사가 정확지는 않지만 늘 흥얼거리던 노래다. 인생은 미완성! 그렇다! 인생은 미완의 작품이고 끊임없이 그려 나가야 할 대상이다. 이쯤이면 완성되었다 할 때가 없고 끊임없이 계속 미완의 상태로 남는 게 인생이다. 그저께 프란치스칸 영성학교 소풍을 갖다 왔는데 하루 종일 비가 왔다. 어제는 수도자 신학원 소풍을 갖다 왔는데 비온 후라 너무도 깨끗한 날이었다. 그래, 인생은 이런 것이다. 그렇다고 비오는 날의 소풍이 재미가 없었나 하면 그건 아니다. <비오는 날의 아름다운 수채화>를 그리고 왔다. 날씨가 아무리 좋아도 아름답게 그려내지 못하는 만남도 있는 법이다. 인생은 <지금, 여기>(hic et nunc)를 살고 있지만 실제로는 <여전히, 아직>이며 <좀더>를 살아야 한다. 그래서 지금의 상태가 아무리 행복해 보인다 하더라도 거기에 속아서도 안 되고, 반대로 지금의 상태가 너무도 괴로워보여도 거기에 속아서는 안 된다.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신다. <조금 있으면 너희는 나를 보지 못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얼마 안 가서 나를 다시 보게 될 것이다.> <조금 있으면...> <얼마 안 가서...> 제자들은 예수님이란 분을 만나 부르심을 받고 꿈에 부풀었다. 그 어떤 고생에도 불구하고 그분을 따른다는 것이 꿈만 같았다. 그런데 그것도 잠시 뿐... 그분은 끝내 그냥 십자가에 못 박혀 죽어버리셨다. 이 실망, 이 좌절... 그러나 그 실망과 좌절도 한 순간이었다. 그분이 부활하신 것이다. 부활하신 당신의 모습을 제자들에게 보여 주셨던 것이다. 제자들은 너무 기뻐서 어쩔 줄을 몰랐다고 복음은 전해준다. 이 기쁨에 만끽해 있을 때 그분께서는 이제 <조금 있으면...>하며 말문을 조심스레 여 신다. 제자들에게 실망을 안겨주고 슬픔을 안겨줘야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나는 좀 있으면 가야 한다. 미안하다, 제자들아. 하지만 <얼마 안 가서...> 협조자인 성령을 너희는 받게 될 것이다. 그 때가면 다 알게 될 것이다. 이렇게 기쁨과 행복, 실망과 좌절은 순간일 뿐이다. 여기에 집착하면 인생을 잘못 살게 된다. 요즈음 자살하는 사람들을 많이 뉴스에 접하게 된다. 인생을 한 순간의 행복과 좌절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참으로 가슴이 아프고 슬프다. 인생은 기쁨과 슬픔, 고통과 희망, 사랑과 배반이 엉켜있는 장이다. 그게 전부인양 집착에서 벗어나야 한다. 내가 지금 어렵고 힘들다면, <얼마 안 가서...> 라는 주님의 말씀을 기억할 것이다. 그래야만 늘 희망하며 살 수 있으리라. 내가 지금 행복에 겨워한다면, <조금 있으면...> 이라는 주님의 말씀도 기억할 것이다. 그래야 덜 행복한 순간이 오더라도 실망하지 않으리라. 결국 인생은 미완성이 아닌가! 결국 인생은 나그네 길이 아닌가! 대화성당 김다니엘신부의 강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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